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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Feb 20. 2024

대표님! 빠른 결정 부탁 드립니다.

결정 좀 내려주세요

대표님, 최종 결정 내려주시면 다음 절차 진행하겠습니다.


나는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에서 근무한다.

3월이 되면 정기총회 시즌으로 2월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회사에서 운용하는 펀드는 기관들만 투자자로 있기 때문에 매년 참석자는 15명 안팎의 소수다.

참석자 수가 적더라도 우리는 장소 섭외에 신경을 많이 쓴다.

날짜, 위치, 주차, 대관료, 발표가능한 환경, 참석인원 등등 이것저것 고려하여 리스트를 만든다.

이번에도 해당 날짜에 맞춰 리스트를 준비해 대표님들께 송부드렸다.

3월엔 특히나 장소 예약이 빨리 마감되기에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씀도 드렸다.

그런데... 나흘 째 깜깜무소식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reminder 드렸다.

왜 보증인원을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고 다시 말이 없으시다.


바쁘신 건 알겠다.

다른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빠른 결정이 필요한 것에 회신을 늦게 주실 경우 기회가 날아가기도 한다. 

이 상황에서 '뒷 북'을 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상사의 빠른 판단은 후배들의 업무에도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

물론 상황상 어떤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 결정해야 하는 것들은 이해한다.

하지만 본인의 판단을 최대한 느리게 하고서 그다음 절차를 후배에게 넘기면 그 후배는 똥줄을 탈 수밖에 없다.

촉박한 시간 안에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만약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시간이 더 필요하면 데드라인이라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이때까지는 결정해서 알려줄게요"


이 말 한마디에 후배들은 가슴의 돌덩어리가 좀 더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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