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빡침
이거 그냥 쉽게 이렇게 저렇게 어찌어찌해서 하면 되는 거 아냐?
나는 회사에서 중간관리자다.
그리고 지금 업계에서 사원부터 부장을 달기까지 14년간 업력을 쌓았다.
정말 바닥부터 시작했기에 후배들의 고충, 업무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나름 잘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문제는 나의 상사다.
직속 상사는 실무를 해본 적이 없다.
다른 업계에서 이 업계로 옮기신 분이고, 계속해서 아랫사람들이 업무처리를 해온 것에 익숙한 분이다.
그래서인지 문제 인식과 해결 과정에서의 고충 그리고 최종 판단을 할 때 답답할 정도로 빡침이 올라오게 만들 때가 있다.
실무를 모르시기에 종종 이런 식으로 말한다.
"이거 그냥 쉽게 이렇게 저렇게 어찌어찌해서 하면 되는 거 아냐?"
"(이미 결론이 보이는 상황임에도) 이거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는지 한번 알아봐 주세요."
"(애초에 날짜까지 박아서 메일을 드렸음에도) 언제까지 결정해야 해요?"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까지 알아듣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결과물을 떡~! 하니 보내도 그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이 없으니 후배 입장에서 뱃속에서부터 열불이 터진다.
게다가 요청하는 건 왜 이리도 많은 건지..
본인이 실무를 모르니 후배가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어떤 고충이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한창 바쁠 때 업무분담도 어떻게 나눠져 있는지 모르셔서 상담을 요청드린 적이 있다.
상사는 그때서야 나에게 업무가 과도하게 몰렸음을 인지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건 좋은 상사를 만나는 게 진짜 큰 인복이다.
방금 아무 정보 없이 무조건 자료 만들어 달라는 상사의 부름을 받고 깊은 빡침이 올라와 급하게 글을 써본다.
힘내자 직장인!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