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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Dec 19. 2020

정성스러운 도시락 선물, 애인은 시큰둥

상대방에겐 배려가 아닐 수 있다

관계는 어렵다.
내 생각 같지 않다.


어렸을 때 읽었던 이솝우화 '여우와 두루미'가 생각난다.
여우와 두루미는 친구가 되어 서로 식사를 초대했다.
두 친구는 각자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상대방도 좋아할 거라 생각하며 여우는 고기 수프를 두루미는 생선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그리고 각자의 스타일에 맞춰 접시를 준비하여 음식을 담아냈다.
여우는 납작 접시에 두루미는 긴 호리병에.


서로는 좋아하는 친구가 맛있게 먹을 걸 상상하며 기대감에 들떠있었다.
하지만 여우는 긴 호리병에 담긴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었고 또 생선은 좋아하는 음식도 아니었다. 두루미 역시 여우가 대접한 접시에 담긴 고기 수프는 먹기도 어려웠고 입맛에도 안 맞았다.
서로는 친구를 위해 식사를 정성스럽게 준비했지만 결국 상대방의 미지근한 반응에 실망한다.

만약 여우와 두루미가 사전에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식사 도중에라도 서로의 생각을 얘기했다면 어땠을까.

즐거운 식사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인간관계도 비슷한 거 같다.
각자 자라온 환경, 처해있는 상황 등이 모두 다르기에 내가 아무리 상대방을 위해 배려한 행동이더라도 상대방은 내가 생각한 것만큼 반응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서운함이 쌓이고 실망하게 되고 결국 멀어지게 된다.



나는 요즘 내 감정과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직 입이 잘 틔지 않았기에 어색하고 때론 뭔가 민망하기도 하다.
하지만 더 이상 오해를 쌓아가며 살고 싶지 않다.

오해가 쌓이지 않기 위해 내 마음을 정리해보고 상대방과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다가가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예전엔 말 안 해도 내 마음 알아주겠지란 생각에 대화란 걸 잘 시도해 보지 않았다. 모르는 게 센스 없는 거 아니야?라고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열심히만 일하고 나를 어필할 줄 모르면 딱 그들이 아는 업무범위까지만 생각하고 그 정도로만 대우해준다.
장갑 선물을 받고 싶어 하는 애인에게 도시락 선물은 큰 의미 있는 선물이 아니다.
동료를 대신해 일을 해줬는데 그 동료 입장에서는 본인이 꼭 마무리하고 실적을 쌓고 싶은 업무였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내가 생각했을 땐 상대방을 위한 배려였을지라도 사람은 모두 각자의 상황이 다르기에 오해란 게 쌓일 수 있다.


그러니 이제 이제 '말 안 해도 알아주겠지'가 아니라 입을 열고 대화를 시도해봐야겠다. 상대방의 생각도 들어봐야겠다.
하다 보면 나를 어필하는 방법도 내 생각과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도 상대방의 마음을 보는 지혜도 늘어나겠지.


멋지다 Thanky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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