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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Dec 07. 2020

내가 기죽을 때 위로받은 말

"쫄지 마! 신발"

얼마 전 나는 당연히 합격할 줄 알았던 첫 번째 MBA 불합격 소식을 듣고 마음이 우울했다.

회사에 당당하게 MBA 갈 거라고 했는데 날 비웃을 수도 있을거란 생각에 창피한 감정부터 올라왔다.



그 날 저녁 나는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과의 약속이 있었고, 그 친구를 집에 초대해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친구는 사업을 잘 일구고 있었는데, 질투에 눈이 멀고 남을 까대기 좋아하는 왜곡된 눈을 가진 누군가의 공격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었지만 정말 다행히도 친구는 그 시간을 잘 극복하고, 편안한 얼굴로 잘 지내고 있었고, 오히려 그 과정을 겪은 뒤 더 멘털이 강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친구는 그 날 이후 지인의 권유로 여러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태릉선수촌인 것 같다며 운동의 즐거움을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힘든 시기에 좋은 말씀을 해준 도움 주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고 했다.


그중 동일한 이유로 억울하게 주변의 뭇매를 맞고 자신의 회사를 1/10의 낮은 가치로 매각하고, 많은 걸 내려놓고 퇴장 한 분과의 인연에 대해 얘길 해주었다.

그분도 그 일이 참 억울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분은 지금에 만족하며 잘 살고 계시단다.

억울하지만 그 억울함을 떨쳐내고 새롭게 잘 살고 계시단다.

결국은 내가 그 억울함을 끌고 가느냐 아니면 그것을 끊고 새롭게 가느냐가 내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는 그분께 위로되는 글이 써진 양말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그 선물을 받고 힘을 받았다고 했다.

양말 바닥에 쓰인 위로됐던 그 글은 바로,

쫄지 마, 신발!!!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힘이 났다.

'나는 당당하다'라는 말을 좀 더 강하게 얘기하면 이 말이 아닐까 싶다.

이날 이후로 나는 내가 주눅 들고 기죽어 있다는 느낌이 들면 속으로 되뇌고 있다.

"윰아, 쫄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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