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마사지 등록 일주일 만에 환불한 이유

리허설에서 발견한 치명적 문제

by 유별
월령 제한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문화센터 수강신청 화면을 보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베이비 마사지, 2~6개월? 우리 애 이제 7개월 접어들었는데 뭐 한 달 차이쯤이야."
클릭. 결제 완료.
그렇게 나는 '월령 제한'이라는 것을 우습게 보는 초보 엄마의 전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깨달음은 기저귀 갈 때 찾아왔다


첫 수업 이틀 전, 나는 집에서 리허설을 해보기로 했다. 목욕시킨 후 로션 바르면서 마사지 연습을 해보는 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완벽한 계획이었다.
"자, 우리 아가 편안하게 누워볼까?"
그런데 아기는 대답 대신 몸을 뒤집었다.
다시 눕혔다. 아기는 다시 뒤집었다.
또 눕혔다. 이번엔 앉으려고 했다.
로션을 등에 발라보려 하니 배를 보이고, 배에 바르려 하면 다시 뒤집어져 있고. 마치 내가 로션을 바르는 게 아니라 꿈틀대는 물고기에게 양념을 바르는 기분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아... 그래서 6개월까지 구나.'


한 달의 무게


생후 6개월과 7개월, 달력으로 보면 고작 한 칸 차이다. 하지만 아기 발달 단계에서 이 한 달은 정말 어마어마한 차이였다.
2~6개월: 누워서 세상을 관찰하는 철학자 시기
7개월: 앉고 뒤집고 기어 다니며 세상을 정복하려는 탐험가 시기
베이비 마사지는 누워있는 철학자에게 필요한 수업이었던 거다. 우리 아기는 이미 탐험가가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그렇게 나는 환불 버튼을 눌렀다


수업 시작 전날, 나는 조용히 문화센터 등록을 취소했다.
강의실에서 다른 아기들은 평화롭게 누워 마사지를 받는데, 우리 아기 혼자 데구루루 굴러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니... 아니, 그건 마사지 수업이 아니라 체육 수업이 될 것 같았다.
"다음엔 월령 제한 꼭 지키자."
이렇게 나는 또 하나 배웠다. 육아에서 '한 달 쯤이야'라는 말은 절대 가볍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 월령 제한을 정한 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였다는 것을.


지금 우리 아기는 신나게 방 안을 기어 다니고 있다. 이젠 서는 연습 중이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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