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이 아니라 확장이었다
출산을 앞두고 있던 그 시간들, 나는 두려웠다.
‘내가 사라지는 건 아닐까.’
겨우, 정말 겨우 나를 찾았다고 생각했다.
내 시간을 갖게 되었고, 내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생겼고,
이제야 살 만해졌다고 느꼈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다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를 갈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다시 고난의 행군을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출산 직전까지도 기쁨보다는 걱정이 더 컸던 것 같다.
‘과연 나는 준비가 되어 있을까.’
‘내가 사라지지는 않을까.’
-
그런데, 막상 아기를 만나는 순간—
그 모든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너무 이뻤다.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너무, 너무 행복했다.
이런 감정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내 안에 이런 사랑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 순간, 모든 두려움은 의미를 잃었다.
아, 내가 사라지는 게 아니었구나.
나는 더 커지고 있었구나.
희생이 아니라 ‘확장’이었구나.
그제야 알았다.
-
이제는 생각한다.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
이 아이에게 좋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더 단단하게 살아야겠다고.
아이가 나를 빼앗아간 게 아니라,
아이가 내게 이유를 선물해 준 것이었다.
그건 나를 잃는 대신,
나를 다시 발견한 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