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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Jan 20. 2021

혹시 아빠가 외국인이세요?

나는 토종 한국인입니다

어머나! 어머님 혹시 아빠가 외국인이세요?

엄마가 날 낳던 날, 간호사가 날 보면서 물어봤단다.

머리는 노리끼리하고 쌍꺼풀은 짙어서 혼혈아라고 오해받았었다는 에피소드.


친오빠의 한 때 별명이 '마이클 잭슨'이었다.

짙은 쌍꺼풀, 높은 코로 이국적인 느낌을 풍긴다.


나와 오빠는 서로 전. 혀. 닮지 않았다고 얘길 하는데 사람들은 둘이 똑같이 생겼다며 얘길 한다.

예전엔 전쟁 일어나도 한 사람 사진 붙여서 '남매를 찾습니다' 하면 찾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내 친구들은 오빠랑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 '머리 짧은 나, 머리 긴 오빠'라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나는 절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오빠와 나를 닮았다고 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보면 이국적인 외모를 갖았기 때문인 거 같기도 하다. 뭔가 전형적인 한국 토종스럽지 않은 느낌.



대학생 시절 나는 휴학을 하고 동남아시아 권에 있는 어학원을 3개월간 다닌 적이 있다.

그때 당시 학원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데 안전에 대해서 특히 강조를 했었다.

절대 한국인 혼자 다니지 말라는 것.

한국인 2명 이상이 같이 다니거나 학원에 있는 현지인 튜터(학원 선생님)한테 요청해서 함께 다니는 걸 권장했었다.

나는 한동안 그 말을 곧잘 지켰다.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나고 나서 나를 가르치던 튜터들은 나한테 혼자 다녀도 될 것 같다는 얘길 해줬다.

나는 너무나도 의아해서 '왜 그런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변.

너는 그냥 얼굴 하얀 현지인 같아.
사람들이랑 섞여 있어도 우리나라 사람 같아 보여.
너한테 길도 물어볼 거 같아.


나는 동남아시아권 어디를 가도 현지인들 속에 쉽게 섞일 수 있는 이국적인 외모 덕(?)을 볼 수 있었다.

나와 같이 다니던 한국인들을 이끄는 현지인 튜터 같은 느낌? 허허.



내가 누굴 닮았는지 어렸을 때 아빠, 엄마 사진을 뒤져 보았다.

아빠. 잘생겼다. 훈남이다. 쌍꺼풀이 있다. 아빠의 젊은 시절 외모 인정한다.

엄마. 눈이 크다. 쌍꺼풀이 있다. 시원시원한 입이 있다. 아빠가 반할만하다.


그래 나는 아빠 엄마를 닮은 토종 한국인이 맞았다. 휴우~
아빠 엄마! 예쁘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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