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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별 Apr 15. 2021

내 이상형은 평범한 남자

가장 어려운 평범함

내 이상형은 평범한 남자다.

어떤 남자가 좋으세요?
-그냥 보통의 남자였음 좋겠어요. 평범한 남자요. 무난한 사람.

나이 들면서 느끼는 거지만 가장 어려운 이상형이 바로 '평범한 남자'다.

아니, 비단 이상형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모든 면에서 평범한 게 쉽지 않음을 깨닫곤 한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1등이라는 굴레 속에서 살아와서 그런지 1등이라는 딱지가 너무 좋아 보였다.

그래서 이상적인 것이 가장 좋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1등이라는 것도 딱 그 분야에서 1등이지 어디서나 1등은 아니었다.

회사에서는 우러러보는 멋진 상사일 수 있지만 집에서는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는 아빠일 수도 있다.


물론 나 역시 완벽하지 않은 여자다.

한 때는 일에만 빠져 남자 친구를 만나는 시간도 아까울 때가 있었다.

회사에서는 일 잘하는 '우수인재'였지만 당시 남자 친구는 나를 '꽝'인 여자 친구로 기억할 거다.


어쩌면 그때 내가 연애만 보통으로 했어도 지금 한 가정을 이루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하.



요즘 느끼는 건 모든 면에서 평범하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보통이고 평균이 뭐가 어렵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결코 쉽지 않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 듯이 국민 MC 유재석도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았는가.


"예전에는 좋은 일 행복한 일 좀 없을까 찾고 있었다면, 요즘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간 평범한 하루하루가 너무 감사합니다."


평범한 하루 자체가 특별한 것처럼 평범한 남자도 나에게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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