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한 지식 - 생각하는 힘

내가 나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게 해주는 힘

by UC

오늘 딸아이와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무려 칸영화제에 초청을 받고 남우주연상을 받은 "브로커" 딸아이가 아이유의 열렬한 팬이라 12세 관람가라는 표지를 보고 중학생인 딸아이와 같이 영화관을 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쾌재를 불렀습니다. 최근 사춘기 인지 모르나 사이가 요원해진 게 신경이 쓰였기 때문에 뭔가를 같이 하고 싶었고 영화 관람이라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사실 내 취향도 아니고 예상했던 스토리 라인이라서 그런지 별말 없이 집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하루 종일 월드컵 국가대표의 파라과이와 친선경기를 보고 싶은 기다림이 있었기에 TV를 켜고 싶었지만 맥주 한잔에 축구경기의 조합은 딸아이에게 자기 방에 들어가라고 등 떠미는 일이라는 걸 알기에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오늘 본 영화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누가 사춘기 아니랄까 봐 오늘 영화 어땠는지 물어보는 아빠의 말에 감정 없이 "뭐 나는 괜찮았어"라고 대답하는 딸에게 어느 부분이 괜찮았는지 되묻는 아빠의 질문에 귀찮지만 뭔가 대답을 해야겠다는 표정으로 한참을 나를 바라보더니 "음..... 영화가 어두웠어"라고 대답을 합니다. 사실 대화를 하고 싶은 쪽은 나였기에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바로 아빠는 영화를 보면서 이런 기분이었어 그 대사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라고 TMI를 남발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딸아이가 얘기합니다. 나는 그 장면에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나는 그 장면이 좀 어이없었어 나는 그 장면이 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 마치 댐이 무너지듯 엄청나게 많은 얘기를 쏟아내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기쁘게 얘기를 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어떤 문화생활을 하든 그 순간에는 그걸 받아들이는데 모든 열정을 다하거든 그래서 그것에 대해 온전히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뭔가를 감상하고 나면 되새김질하는 시간이 있어야 온전히 그 영상이 그 그림이 그 음악이 그 책이 내 것이 되는 거야. 그래서 학교에서 감상문이라는 걸 쓰라고 하는 거 같아."


우리는 어릴 때 독후감, 감상문 왜 하라고 하는지 몰랐던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왜냐하면 선생님들도 우리에게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선생님들을 폄하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는 학창 시절에 수없이 많은 독후감, 감상문을 썼지만 왜 써야 하는지 설명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오늘 제 딸아이의 반응을 보니 아마 요즘도 설명은 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아마도 누군가는 일기라는 형태로 오늘의 삶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지고 또 누군가는 주식을 하면서 매매일지를 쓰는 것으로 투자에 대한 결정을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질 수 도 있습니다.


아마도 진작에 눈치를 챈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난 글에 썼던 모든 주제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을 위한 이야기였습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은 수없이 많습니다만 저는 되새김만큼 좋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보면 딱히 별다른 노력을 안 하는 거 같은데 생각하는 출발점이 다른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니 저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그 친구들은 욕심이 남달랐습니다. 그 욕심이 남들과는 다르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뒤늦게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니 생각한 것처럼 비상한 머리로만 모든 걸 다 해결하는 게 아녔습니다. 본인들의 경험을 정리했던 수많은 노트가 있고 그 양이 많지 않아도 본인들의 실수를 되짚어 보는 많은 메모가 있었습니다.


아주 작은 지식이라도 온전히 내 것이 되는 순간을 만나게 되면 그 매력이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아마 중고등학생 때 그 즐거움을 알았더라면 더 좋은 대학에서 더 많은 지식을 얻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만 안타깝게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누구든 처음부터 되새김을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매매일지를 처음 썼을 때 글을 보면 초등학생 일기 보는 느낌이 듭니다. 주저리주저리 글은 많은데 영양가가 없습니다. 지난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구나 싶은 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뭐 때문일까 생각해보니 유튜브도 뉴스도 책도 영화도 예전과 다르게 엄청 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보고 듣다 보니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다른 관점을 생각하게 되고 관계가 있을까 싶은 일들을 연결 짓게 됩니다.


제가 주식투자를 처음 입문할 때 짧은 기간 멘토링을 해주신 분이 있었는데 그분이 술자리에서 해주신 얘기가 있습니다. "TV나 신문에 나오는 뉴스들이 다른 정보들과 연결되어 경제가 흐르는 큰 물줄기가 어느 곳으로 물길을 내며 갈 것인지 보이기 시작하면 그 물에 배를 띄우는 일만 남았는데 사람마다 가진 돈이 다르니 각자 띄우려는 배의 크기도 다르다. 물이 세차게 흐를 때는 배를 띄워도 내가 올라탈 시간이 없어서 잃어버리기 십상이고 온전히 올라타기도 힘들다. 물이 기세가 죽어 모두가 이제 물길이 힘을 다했나 보다 생각할 정도가 되면 배를 띄워도 움직이지 않아서 사람들이 이제 배를 띄워도 재미없다고 등을 돌릴 때가 있는데 그때가 제일 안정적으로 내 배를 물 위에 띄울 수 있는 시기다. 배 위에 올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물은 다시 흐르기 시작하고 속도가 붙으면 등을 돌린 사람들과의 거리는 보이지도 않게 된다."


그때는 재미도 없는 얘기를 이렇게 열심히 하시나 생각했었는데 의미를 알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해야 했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제일 힘든 순간을 꼽으라면 멈춰있는 배 위에 올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내 배를 띄운 물줄기가 이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내가 물줄기를 잘 못 골랐으면 어떻게 하지? 온갖 고뇌가 나를 괴롭히는 악마 같은 시간입니다. 본인의 선택을 신뢰하는 사람에겐 고통스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고 본인의 선택을 신뢰할 수 있게 해 준 그 힘이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은 오늘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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