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활 10년 차

ep1

by 유 시안

꽤 오래된 일이다.

한국을 떠나 일본에.

서울을 떠나 도쿄에.


일로만 왔던 이 곳에 살면서 활동하기로 결심한 것은 어쩌면 커다란 이유는 아니었다.

단순한 해외 활동의 호기심일 수도 있고 자신을 특수한 상황에 놓아 보려 했던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아직 젊다는 생각에 도전해보려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솔직히 확실히는 기억하지 않지만.

일본에서 거주하며 활동을 시작하려고 한 것은 ‘오리콘’이라는 세계 2위의 음악차트와 유학에서 일본에서 음악 인프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지였다.

또한 연이어 한국어로 가창한 곡이 일본에서 수상에 이어 일본에서 저명한 프로듀서로부터 호평을 받아 막연한 자신감을 얻었다.


‘아, 이대로 가면 일본에서 뜰 것 같다’


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국내에서의 활동이 싫어서였던 것 같다.

발라드 아니면 댄스밖에 통하지 않았던 국내 시장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고 자신의 음악세계를 국내에서 펼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래서 해외에서, 한국보다 다용성이 인정되는 음악 선진국에서 활동하는 것이 가장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국내에서 우연히 일본 지상파에 출연할 출연자를 찾고 있는 공고를 발견했다.

호기심반으로 연락했는데 출연이 결정되었다.

예능 방송에, 그것도 기존 가수의 곡을 성대모사를 하는 것이라 내키지가 않았지만 지상파라는 이유로 출연하기로 결심했다.

이 시기야말로 어떻게 보면 가장 즐거웠던 시기였다.

일이 끝나면 잠깐이라도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얘기하고.


하지만 지금은.

벌써 10번째 생일을 일본에서 맞고 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본 지도, 많지도 않은 친구들과 만난 지도 몇 년째인지.

너무 익숙해진 도쿄 거리를 걸으며 공연장을 향하며 집에 처박혀서 작업만 계속.


내가 가는 길은 어디인지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

문득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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