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9
일본에서 예능 일을 시작하며 새롭게 하게 된 일이 있었다.
예능 관련 동시통역
이는 단순회화의 통역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예능에서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가 생긴 것인데, 예능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전문 용어를 모르는 일반 통역사보다 어학력을 지닌 예능 자체를 하고 있는 탤런트가 방송이나 무대에서 훨씬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필자의 첫 동시통역은 유학 시절 N사의 한류가수의 음악방송이었는데 상당히 흥미를 느꼈고 이후 일본에서 일을 하며 크고 작은 일을 하게 되었다.
관련 일을 하던 중, 대학 부설어학원에도 출강하게 되었고 이후 회사 간의 계약을 다루는 규모가 큰 중재 통역도 하게 되며 연예 관련 중재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기억나는 일 중에 하나는 빅히트(현 하이브)사와 일본 다이아몬드사의 계약 중재업무였다.
필자는 다이아몬드사의 의뢰로 두 회사 간의 첨예한 거래를 중재했고 양자의 입장을 이해하며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피부로 실감하게 되었다.
이후 여러 회사 간의 중재, 동시통역과 번역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한국 사람끼리 그냥 도와주세요.
일본은 출연료(중개료)를 미리 정하고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필자도 시장가격 기준으로 출연료를 정하고 있다.
물론 친한 분들이나 자주 같이 하는 분들과는 저렴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있으나 한국에서 오신 분들 중에는 밥 한 끼 살 테니 공짜로 해주길 부탁하거나, 필자가 소속가수의 사회자를 맡았으니 회사 중재도 공짜로 해달라 부탁하는 이들이 있었고 현재도 있다.
참으로 곤란한 부분인데, 초기에는 ’ 한국인의 정‘ 으로 움직인 적이 있다.
어렵게 일본까지 투어를 와서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하고 돌아가려는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 이들은 이후 어떤 감사의 연락도 없었고 안면몰수.
이후 코로나를 기점으로 기준에 맞지 않는 일은 거절하고 있다.
연예 비즈니스의 중재는 상당히 특이한 부분인데, 특히 일본의 특수한 연예구조와 접근방식을 이해하고 중재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함께 어학력,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전문업이다.
이를 무료봉사로 이용하려는 이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다.
일본 비즈니스를 해보지 않은 한국회사, 혹은 한국과 비즈니스를 해본 적 없는 일본회사 대표분들의 상습적인 요구가 있다.
내가 한 말을 그대로 전하기만 하면 된다
사실 이는 매우 편하다. 결과에 대해 필자가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통역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필자는 이를 인지하고 최적의 결과를 내는 ‘전문중재통역’을 하고 있다.
한쪽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양쪽의 의견과 요구를 조합하여 중재하는 것인데, 양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지식을 지닌 이만이 가능한 방식이라 자부한다.
단순통역만을 고집하는 이들에게는 필자가 아닌 전문통역사에게 의뢰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웃음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는 있을 수 있으나,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필자는 철저히 객관적으로 움직이는데 한국인이라 한국 편을 들 필요가 없고 일본에 사니까 일본 회사에 유리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의뢰인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양쪽이 원하는 목적에 가까운 방향으로 중재하는 일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애초부터 문제(?)가 있을 것 같은 일은 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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