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 시안 May 29. 2024

너무 진중한 성격

ep114

외모는 사람마다 다르다.

성형을 하지 않는 한 같은 확률은 거의 0에 가까우며 목소리 또한 다르다.


성격도 다른 것도 거의 당연한 일인데, 요즘은 MBTI로 초기부터 성격을 파악하고 상대와 친해질 수 있을까를 판단하는 이들도 늘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MBTI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질문의 의도가 파악이 되면 이미 심리적 특성이 파악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몇 번 해본 결과 매번 달랐고 MBTI를 맹신하는 이들과 제일 맞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일본에서는 혈액형으로 인한 성격파악을 하는 이들이 아직도 있다.

A형은 성실하며 진중하고 , B형은 자기 위주로 행동하며 AB형은 돌발행동이 많고 O형은 일을 대충 한다는 등의 낭설이 있지만 최종적으로 이는 근거불문의 정보이며, A형이 많은 일본인들이 A형이 좋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필자도 MBTI나 혈액형별 특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 성향이 강한데 일본활동 초기에 회사 사람들이 말한 내용이 있다.


너무 진지하게 하지 말고 적당히 해


이를테면 리허설 없이는 절대 공연을 하지 않고 가사를 외우지 않는 가창은 하지 않으며 리허설에서 정하지 않은 것은 무대 위에서 하지 않는다는 등 몇 가지가 있었는데, 회사에서는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편안하고(?) 즐기는 기분으로 공연하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이렇게 해서 붙게 된 별명이


쓸데없는 미남(無駄なイケメン)


관객들과도 편하게 좀 얘기도 하고 뭐라고 하더라도 흘려 넘기면 될 것을 일일이 반응하니까 관객들도 재미없어하고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사장은 필자에게


그 얼굴 가지고 좀 웃고 귀찮은 이야기도 적당히 흘려들으면 금방 팬이 늘겠는데 그 쉬운 게 왜 안되나?


물론 여러 면에서 여유가 있는 지금으로는 당시의 회사의 정책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이전 일본 맥도널드에서 ‘웃음은 무료’라는 서비스를 메뉴에 넣어 사람들의 반발로 없어진 적이 있는데 일본의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예다.

하지만 당시 필자의 대응이 문제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필자는 웃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예능’을 제공하며 아이돌이 아니었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해서 인기를 얻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황당한(?) 공연에 참가한 분들의 몇 가지 요구가 있었는데


‘지금 웃어봐. 표정이 안 좋잖아’

‘노래에 감정이 안 들어갔어. 공부를 더 해’

‘너무 어려운 노래를 하지 마.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야’


일본에서 아이돌 노선으로 팬을 빨리 확보하는 방법은

1 사람들의 말을 듣는 척하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 천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효과적

2 잘생긴 얼굴에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람들과 한 명 한 명 친구처럼 대하는 것.


사실 이는 초기활동 당시 필자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회사의 지침으로 억지로 시행했고, 그것이 억지로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금방 알아챘다.

다른 에피소드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필자는 스테이지를 내려오면 인격이 바뀌며 특히 외적인 자신감은 일절 없다.

그리고 사고자체를 깊게 하는 편이고 그 사고방식에서 작품이 탄생하는데, 한국에서도 되지 않던 아이돌 스타일이 뒤늦게 가능해질 리가 없다.


그러나 당시의 고민은 현재를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이 되었고 납득은 할 수 없지만 이해를 할 수 있을 만큼의 내공이 쌓였다.

지금은, 어떤 일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고 무엇이 가장 재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가와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해 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타인이 바라는 자신과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자신의 캐릭터

사회에서는 자신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사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예능의 세계에서도 가식은 보는 이들이 알아챈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자신의 캐릭터는

따뜻한(?) 독설을 할 수 있는 아티스트


한국에서도 유명한 안전지대(安全地帯)의 타마키 코지 님의 공연은 돌발행동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예정에 없던 곡을 갑자기 부르는 경우가 많아 담당 밴드들이 항상 긴장한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는 일정 영역을 넘어서 이미 완전한 현장감이 넘치는 라이브를 할 수 있는 충분한 내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되는데 필자도 최근의 공연은 기본적인 흐름만 정하고 세밀하게 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감가하락비율이 심각한 외모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을 정도만 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연기하지 말고 독설과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으면 필자 자신이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울 것 같다.


사람의 성격도 시간과 경험에 따라 변하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에서 필자도 진중함의 색이 많이 연해졌다는 것은 요즘 주변이들에게 많이 듣고 있다.


외모는 다른 수많은 잘생긴 아이돌과 배우분들에게 맡긴다. (웃음)


*유튜브로도 콘텐츠 갱신중입니다.

https://youtube.com/@CAnVoiceTV

https://youtube.com/@CAnSubTV


작가의 이전글 프로정신이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