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49
이번 에피소드는 조금 조심스러운 소재인데(웃음), 일본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한 부분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 있는 많은 유흥 문화 중에는 일본에서 온 것이 많다.
노래방 - 가라오케
룸살롱 - 캬바쿠라
헌팅포차 - 아이세키야(相席屋)
모텔 - 러브호텔
한국에 영업하는 좀 애매한 유흥업소는 대부분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 많은데, 일본이 유흥문화가 발달한 것도 있지만 한국과 비슷한 정서를 가진 부분이 많아 공감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중 이 러브호텔이라는 것은 필자도 처음에 상당히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처음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관광으로 왔을 때였는데, 도심을 다니며 보면 여기저기에 상당한 수의 숙박업소가 있었다.
가격을 보면 상당히 쌌는데, 외형도 화려하고 뭔가 주는 것이 많아 필자의 당시 생각은 왜 이런 좋은 곳들을 한국에서 예약할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과 탄식을 느꼈다.
이후 일본에서 활동하게 되며 알게 된 것이, 지방 어느 곳을 가도 반드시 보이는 것이 있었다.
러브호텔
파친코 (일본에서 만든 기계식 카지노)
심지어는 편의점도 보이지 않는 산속 깊은 곳에도 이 두 곳은 거의 다 있었는데, 이후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니, 여기에 숙박하면 완전 편하겠는데?
이 생각을 지인들에게 얘기하자 모두 웃다가 쓰러졌고 목적이(?) 다르니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최근 가장 이 러브호텔에 감사함을 느낀 것이, 오사카에 급한 일로 갈 일이 있었다.
원래는 당일 치기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관계자들과의 담화가 길어지며 신칸센의 막차를 놓치게 되었다.
오사카는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어 뭐 근처 호텔에 들어가면 되겠지 하고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게 웬일.
근처 호텔이 모두 방이 없었다.
운이 없었던 것이, 코로나 완화로 오사카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었고 그날이 토요일이었다는 것이다.
일단 호텔 예약 어플에 나오는 곳이 없어 근처를 돌아다니며 직접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7군데를 돌아서 한 곳도 빈 방이 없었다.
절망을 느끼며 근처 사우나에서 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도 사람이 가득.
아직 추운 시기라 1시간 정도 돌아다니다 이미 한계치를 느꼈고 구글맵을 열어 모든 호텔을 검색하고 전화해 봤으나 같은 결과.
핑크조명으로 빛나는 조명과 어렴풋이 보이는 간판.
호텔임을 직감하고 일단 바로 카운터로 갔다.
필자: 방 있나요? 숙박하려구요
점원: 네 있습니다. 몇 분이세요?
필자: 혼자인데요
점원: 잠시 후에 몇 명 오세요?
필자: 아니요. 계속 혼자인데요
점원: 소개 필요하세요?
필자: 네? 소개…..? 는 필요 없고 방만 있으면 됩니다.
점원: 필요한 도구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진짜 혼자죠?
필자: 네 진짜 혼자입니다.
호텔은 좀 낡긴 했지만 상당히 넓었고, 인테리어가 좀 애매하긴 했지만 추위에 덜덜 떨던 필자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
무엇보다 주말로 인해 1박에 2만 엔이 넘는 곳이 대부분이었는데 이곳은 그 반도 되지 않는 가격과 함께 무료로 타코야키와 커피를 제공해 주었고 밥도 못 먹었던 필자는 라멘 세트를 주문해서 만족하는 1박을 지냈다.
이곳이 바로 러브호텔이었다. 웃음
개인적으로는 식사도 엄청 싸고 서비스도 너무 좋아 구글에 후기를 별 5개로 적었는데, 일주일 만에 조회 수가 5천 번을 넘었고 호텔에서도 감사댓글을 달았다.
이후 지인들에게 얘기하니 모두 경악하며 관심을 보였는데, 아쉽게도 관광객은 이용하기가 좀 어려울 수 있다.
숙박목적으로 러브호텔을 이용할 경우 주의점이 있는데
*일본어가 기본적으로 가능해야 한다.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곳이 아니라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곳이 많고 외국인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
*남성 2명은 받지 않는 곳이 많다.
이유는 여기서는 생략하지만 남성분들은 유의해야 하고 물론 3명 이상의 단체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호텔 예약사이트에 검색되지 않는다.
일반 호텔 예약 사이트에는 나오지 않아 사용을 위해서는 구글맵을 추천하지만, 관광으로 오는 분들께는 편의를 위해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나 잘만 쓰면 편의시설이 매우 좋고 서비스와 가격이 만족스러운 곳이 많으니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달려있고 대부분의 도심에는 수많은 러브호텔이 보이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도 활용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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