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살기 편한 일본

ep72

by 유 시안

필자가 대학생 시절 한국에서 엄청나게 화가 나는 일이 있었다.

어머니의 휠체어를 밀며 병원에 가던 길에 횡단보도 앞에서 처음 보는 노년 여성이.

어이구 어쩌다 이렇게 됐어. 쯧쯧쯧…….

갑자기 당한 일에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당신 일이나 신경 쓰고 가세요!

라고 받아쳤던 걸로 기억하는데 너무 화가 나서 확실한 기억이 없다.


이 얼마나 무례한 일인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일을 당했는지도 모르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이런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한다는 것이.

지금이라면 망설임 없이 발언을 녹음해서 고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당시에는 학생이라 화만 나는 선에서 끝났다.


필자의 어머니는 어릴 적의 사고로 한쪽 다리가 부자연스러웠고 나이가 들어서는 거의 움직이지 않게 되어 이동 시에는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걸을 수 없다는 것은 본인이 가장 힘은 일이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든 일부 장애인일 수 있고 갑작스럽게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놀란 것이 휠체어로 전철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직원들이 잘 탈 수 있도록 입구에서부터 유도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 한국에 비하면 역내의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지만 현재는 설치가 상당히 늘어났다.

버스도 마찬가지인데 전철만큼 이용객은 적은 편이지만 일본 버스는 한국버스에 비해 입구가 상당히 낮으며 넓게 설계되어 있으며 운전이나 안내도 장애인들의 편의를 상당히 생각한다.

일본은 장애인구가 약 936만 명으로 한국에 비해 4배에 가까우며 인구 전체가 한국의 3배임을 생각해도 많은 수임이 틀림없다.


이로 인해 장애인을 배려한 시설과 시스템이 한국에 비해 일찍부터 발달했으며 특히 이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자들을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일반 가게도 휠체어가 들어올 수 있도록 턱이 낮거나 전용의 공간을 두는 곳이 많은데 감동받았던 필자가 사회자로 출연하는 공연장에 휠체어로 오는 이들이 꽤 있었던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


사실 한국도 최근에는 장애인을 배려한 시설이 많아지고 ‘장애인콜’ 택시나 사회복지 등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과 일본 사회에서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

한국에서는 2000년 초반, 사회적 인식을 친근하게 바꾼다는 이유로 ‘장애우’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다시 사용이 중지되었지만 이 말만 봐도 한국 사회가 장애인에게 얼마나 차별적 인식을 가지는 가를 알 수 있다.

장애인은 가족 친구 지인 누구든지 있을 수 있고 여러 종류의 장애가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를 가진 이들이 급증함으로 장애인이라는 정의도 애매해졌는데, 장애인=친구라는 선민의식을 발동하는 듯한 사고방식이 차별적이며 구시대적인 어리석은 발상이다.

신체의 장애와 상관없이 인간은 모두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장애인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같은 인격체일 뿐이다.

선진사회에 사는 이들이라면 여유가 있는 이들이 물리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사회 구성원 전반이 살기 편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고, 이야말로 동물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살며 (외 타국가는 제외하고 언급하겠다) 느낀 점은 많은 장애인들이 있고 이들이 사회활동을 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회시스템이 되어있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

장애인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지 않는다

장애가 있든 없든 같은 사람으로 , 거리에 휠체어를 타고 가든 다리를 절룩거리며 가든 관심이 없다.

이는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는 특징도 영향이 있지만 장애라는 것에 일상적이라는 긍정적인 의미가 상당히 크다.

또한 장애인 본인도 사회활동에 대해 위축되거나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일이 적다.


드라마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君の手がささやいでいる/1997년작) 에서 나오는 대사 중 말을 할 수 없는 여주인공에게 남주인공이 하는 명대사가 기억난다.

말을 할 수 없는 건 너의 개성일 뿐이야

실제로 유명한 일 중 하나가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없는 지명도 높은 지식인이 성욕이 넘쳐서 불륜을 했다는 기사를 보며 감탄을 받았다.

(불륜은 좋지 않은 것이지만, 신체의 장애가 있음에도 본인의 자신감이 넘쳤다는 의미로)


필자는 일본에서도 노약자와 장애인에게는 일면식이 없어도 곤란한 이를 보면 자연스럽게 돕는다.

딱히 선행을 하겠다는 의식은 전혀 없으며 습관과 본인만족이다. (일종의 직업병)


한국인은 정이 많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에게 들은 일들 중에 거리에 휠체어가 넘어졌을 때 지나가는 청년들이 와서 도와주던 일이나 택시에 타기 위해 부축해 주던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중에는 장애인들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문화, 경제 대국에 어울리지 않는 미성숙한 발상이다.


사람은 누구든 크고 작은 장애를 갖고 있다.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도의 차이로 필자로 안경이라는 보조기구로 시력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의 발전과 성숙도는 구성원에 대한 인식과 배려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아직도 인식과 시스템에 대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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