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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ADE NOT 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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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재현 Jun 28. 2021

Made Not Born

군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왜 어떤 군인은 다른 군인보다 뛰어난가

체격이 우람한 어린아이 또는 사람에게 “참 장군감이네”라고 말하곤 한다. 장군이 될 만큼 유능한 인재나 자격이 있어 보인다는 칭찬의 말이다. 장군감이네 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군인으로 태어나는 것인가? 1170년 무신들의 난을 통해 무신정권 시대를 열었던 정중부의 직책은 고려 중앙군의 최고 지휘관인 상장군(上將軍)이었다. 자연스럽게 그의 아들 정균도 군인으로 자라나 종3품 섭대장군 지병마사 관직에 올라 아버지의 권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부모의 직업을 물려받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적어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군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이번 장의 주요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왜 군인 개개인의 전투 능력은 그렇게 다양할까? 어떤 군인들은 전장에서 재빨리 도망치는 반면, 어떤 군인들은 모든 고난에 끝까지 싸운다. 어떤 부대들은 다양한 종류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반면, 다른 부대들은 평시에도 체계적으로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군대는 본인들보다 훨씬 더 큰 적들을 물리치기도 했으며, 상대적으로 구식 무기로 무장한 군대가 최신 무기로 무장한 적들을 격퇴하기도 했다. 많은 학자들이 각개 군인 및 각 군대들의 이러한 능력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 연구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왜 어떤 군인은 다른 군인보다 뛰어난가]의 저자 Newsome은 개인의 자질을 넘어서는 외부의 요인에 주목했다. 즉 강한 군대는 각개 전투원이 지닌 본질적인 강인한 자질도 중요하지만 훈련이나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더 타당하다는 것이다. [1]


강한 군인들로 강한 군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강한 군대가 강한 군인을 만든다.  구성요소인 각 군인들이 강하다고 해서 집합체인 군대가 반드시 강하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각 부분에 대한 평균이 크다고 해서 전체에 대한 평균까지 크지는 않다는 심프슨의 역설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군대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출신지역, 종교, 학력, 재력 및 인종까지 지난 2n년동안 너무도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지고 살아왔던 이들이 군대라는 공간에서 만나게 된다. 누군가는 병역의 의무를 피해 국적을 포기하고, 또 누군가는 이중국적을 지녔지만 자원입대하여 조국의 부름에 응한다. 저마다 각자의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입대한다.


<대한민국 병역의 종류>[2]

병역은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및 전시근로역으로 구분된다. 징병 대상자 현역 판정 비율은 1986년 51%에서 1993년 72%, 2003년 86%, 2022년이 되면 현역 판정비율이 9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3]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과거에 비해 현역 입대율이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국가를 수호하는 역할을 반드시 현역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역 외 다른 병역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며, 각자가 처한 환경과 능력에 따라서 현역이 될 수도 전시근로역으로 복무할 수도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군 구조의 개편은 불가피하며 국민들의 의식 수준과 적절한 합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규모나 형태의 변화는 있을지언정 군대는 계속 존재할 것이며, 구성원인 군인들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군인들은 다른 군인들보다 더 뛰어나게 성장하기 마련인데 그 비결이 무엇일까. 정답은 만들어지는 재사회화 과정에 있다고 본다

.

재사회화를 통한 군인의 탄생

“Soldiers are made are not Born” 이 책 제목의 영감이 된 격언이지만 정확히 누가 언제 한 말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격언이 전하는 바는 명확하다. 구국의 성웅 이순신 장군님도 무과를 급제하고 재교육을 통해서 군인으로 거듭났다. 마블의 대표 히어로 캡틴아메리카 역시 슈퍼솔져 프로젝트로 육성되었듯이 국가의 필요에 의하여 군대는 군인을 육성한다. 군인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군인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육군으로 입영하는 병사의 경우 육군훈련소로 입영하거나 각 사단에서 운용하는 신병교육대대로 입소하게 된다. 각 교육기관마다 조금씩 상이하지만 대부분 아래와 같은 교육과정을 거쳐서 신병을 양성한다.

<신병교육 현역 5주 과정의 교육편성>[4]

그리고 병으로 입영한 사람은 누구나 1개의 군사특기를 부여받아 해당 직책에서 전역 시까지 복무한다. 군사특기는 군 소요와 개인의 특성을(학력, 학과, 자격, 면허, 신체조건 등) 고려하여 부여한다. 또한 군사특기는 하나만 부여하며 부여된 특기는 가급적 변경하지 않음이 원칙이다. 육군의 경우 특기 분류 시스템을 활용하여 (난수표) 공정하게 군사특기를 부여하고 있는데 모든 징집병에게 적합한 특기를 부여하기 위해 특기 검사를 실시한다.

<육군의 군사특기 부여 절차>[5]

‘재사회화’란 사회 변동으로 인해, 혹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규범이나 가치, 지식 등을 다시 습득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군대만큼 한 인간이 급격하게 이를 경험하는 장소를 찾기는 어렵다. 교관 및 조교들은 훈련병들에게 옷을 입는 법, 전투화를 착용하는 법, 침구류를 정리 법 그리고 걷는 법까지 다시 가르친다. 신병교육을 완료하고 수료식 날이 되면 그들은 어엿한 한 명의 군인이 되어 부모님께 당당하게 경례를 한다. 현역병의 경우 5주간의 군사교육을 필수적으로 받게 되어있고 추가적으로 각 병과학교에서 주특기 교육도 실시 중에 있다. 그렇게 소정의 교육을 통하여 그들은 민간인에서 한 명의 군인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상기 내용은 의무복무를 이행하기 위해 병으로 입대하는 일반적인 경우를 설명하였다.  군내 신분과 출신 따른 입대 방법은 매우 다양하여 이 책에 모두 기술하기 어렵다. [6] 필자들은 군 간부가 되기 위하여 자원입대를 하였고, 장교로 임관을 하였다. 그렇기에 위 기술한 병의 양성과정과 조금 상이한 부분이 있다. 다음 변재현, 최위진 대위의 각 사례를 통해 군 간부 중 장교는 어떻게 양성되는지 알아보자.


만 19살 변재현이 국가와 맺은 계약

만약 100개의 평행우주가 있다면 그중 내가 직업군인을 하고 있는 경우는 몇 개나 있을지 종종 생각한다. 주변에서 왜 군인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질문을 받곤 하였는데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군인이 무슨 일은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복은 멋져 보였습니다.”였다. 사관생도 제복에 대한 나의 동경과 아버지의 적극적인 권유는 나를 육사로 이끌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공직생활을 하셔서 집안 사정이 어려웠던 것은 아니지만 생도들에게 지급되는 소정의 품위유지비와 전액 국비로 서울 4년제 대학을 다닐 수 있다는 점은 진로 선택 시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왜 육사에 들어갔는지에 대한 답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었다. 육사를 졸업하면 무엇을 하는가, 아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취업률 1등 취업 사관학교 000, 길거리 광고를 통해서 사관학교라는 상호명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올바른 쓰임이 아니다. 士 선비 사 , 官 벼슬 관 , 學 배울 학, 校 학교 교로 관직을 수행할 사람을 양성하는 학교다. 국가에서 양질의 장교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국가방위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교육기관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개인에게 수 억 원을 투자해서 4년간 양성을 했다면 당연히 그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법률 제18000호 군 인사법의 제7조 의무복무기간에 의하면 장기복무 장교의 의무복무기간은 10년으로 하며. 다만, 장기복무 장교로 임용된 날부터 5년이 되는 해에 한 차례 전역(轉役)을 지원할 수 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하면 임관과 동시에 장기복무 장교로 임용된다. 5년 차 지원도 일정 인원만 가능하도록 군에서 인사 관리하고 있으니 사관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빨라야 30대 중반이 되어야 군복을 벗을 수 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육사는 입학하는 것보다 졸업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입학이 곧 졸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2018년 국정감사에 따르면 입교자 중 82.7%만이 소위로 임관했으며, 지난 10년간 육사 퇴교자 243명에 달한다. [7] 퇴교자의 사유는 개인마다 무척이나 다양한데 개인의 희망에 따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교칙으로 정한 목표에 이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육사가 제시하는 교육목표는 다음과 같다.  

1. 자유 민주주의 정신에 기초한 국가관 확립  

2. 위국헌신의 군인정신과 리더십 함양

3. 기본 전투기술과 소부대 지휘 및 관리능력

    구비, 군사전문가로서의 기본소양 함양  

4. 창의적*통합적 문제 해결 능력 배양  

5.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연마  


위 5가지 학교 교육목표를 달성한 사람만이 소위로 임관할 수 있다. 군인에게는 신분과 계급이 있는데, 사관생도라는 신분에서 장교로 신분의 전환을 갖는 것이다. 수 억 원의 세금으로 양성되는 장교들이라면 응당 갖추어야 하는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가가 육사에 부여한 임무는 올바른 가치관 및 도덕적 품성과 군사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하고 국가와 군에 헌신하는 정예장교 육성이다. 사관학교 졸업생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그 이름에서부터 자명했다.


제복을 동경했던 만 19살의 필자 변재현은 장교로서 군과 국민에 헌신하는 삶을 살기로 국가와 '계약'을 체결했던 것이다. 그리고 인간 변재현의 국가와의 계약을 통한 재사회화 과정은 육사 졸업 8년이 되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필자는 ‘21년 군 위탁교육에 선발되어 국방대학교 관리대학원에서 운영분석을 전공하고 있다. 임무는 국방자원의(예산, 인력, 물자 등) 효율적인 운영에 최적화 기법 및 의사결정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책 표지에서 스스로를 문과형 인간이라고 기술했는데, 지난 30년을 문과로 살았던 필자가 다시 이과형 인간으로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을 매일 드라마틱하게 겪고 있다. 이 역시 나의 선택이며, 군에 필요한 장교로 거듭나고 있다고 확신하며 매 순간 학업에 임하고 있다. 몇 개의 평행우주가 존재하는지는 몰라도 어떤 우주에서도 군인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 생각한다. 이는 군인이라는 소명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만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무래도 이제는 왜 군인이 되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정정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생에서 나는 스스로 군인의 길을 택하였고 육사는 나를 군인으로 만들었다."


대학생 최위진에게 주어진 첫 번째 면접 질문 *공동 저자 작성

ROTC는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의 약자로, 학군단이 설치된 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군사관후보생을 선발하고, 2년간 군사훈련을 거쳐 졸업과 동시에 소위로 임관하는 병역제도이다. 제도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대학생활과 연계한 장교 양성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임관 후 학과와 연계된 병과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의무 복무기간은 2년 4개월이며, 경우에 따라 장기복무를 희망하는 장교들은 선발 절차를 거쳐 장기복무를 할 수 있다.


나는 이 '경우에 따라' 장기복무를 희망하여 장기복무 중인 학군 장교다. ROTC 제도가 제시하는 교육 목표와 지향점은 다음과 같다. ‘지, 신, 용의 교훈이 내재된 문무를 겸비한 장교’ 학군장교들에게 내재되어야 할, 그리고 복무 간 계속 좇아야 할 가치로, 내게는 지금도 가슴 한편에 품고 지내는 가치이며 나의 지향점이다. 지금은 꽤나 오래전 일이지만 선발 과정이 명확히 복기된다. ROTC 선발 면접 당시, 대학생 최위진에게 처음 온 질문은 ‘당신이 군에 지원한 동기가 무엇인가’ 였던 것 같다.


군인이 된 이유, 지원한 동기는 군문에 들어서는 순간에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처음 발을 딛는 순간에는 물론이거니와, 군인으로 살아가며 타인으로부터 그리고 자신으로부터 자주 하게 되고 받게 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우리나라 군인들에게 할 때, 가장 많은 빈도수를 차지하는 대답은 무엇일까? 아마 ‘애국심, 충성심’이 포함된 대답일 것이다.  지금 이 시간 우리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모든 이들은 애국심과 충성심이 신념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공통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본 장에서는 사(私)적인 이유를 당시 대학생 최위진의 대답으로 서술하고자 한다. 선발 면접 당시 나의 대답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전투복 때문이었다. 당시 나에게 전투복은 막연히 ‘멋있었다.’ 외형적으로 멋있는 무엇인가였고, 그 안에 담긴 의미에 대해 자세히 알진 못했지만, 담긴 의미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았던 것 같다. 멋있는 대상이기에 관심이 계속 갔고, 그러다 보니 그 전투복이 갖는 근본의 의미에까지 관심이 확장됐다.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에까지 관심이 확장된 순간, 더 큰 멋이 내게 다가왔다. 그렇게 전투복이 주는 ‘멋’을 알아갔던 것이 이 길의 시작점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의미 있는 삶에 대해 무척 복잡하게 바라보고 정의하고 있다. 평범하지 않은 삶이어야 하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진 채 살아갈 수 있는 삶이어야 하고, 인류에 어떤 부분에서 기여를 하는 삶 등. 이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는 삶은, 당시 생각에서 군인으로의 삶이었다. 물론 지금까지 그 생각은 변함없다. 마찬가지로 입대 후 복무 간에도 늘 돌이켜보며 군인이 된 이유에 대해 자문했다. 물음에 대해 앞서 기술한 두 가지 이유가 즉각적으로 대답되지 않을 때도 있었고, 다른 의미가 추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군 복무 시작의 이유였기에, 지금도 군 복무의 큰 방향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이유들이다.


입대 후 장기복무 선발 면접, 위탁교육 선발 면접 등 각종 면접에서도 군인이 된 이유가 주된 질문이었다. 군인이 되고 나서의 나의 대답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적성의 일치이다. 다시 말하면 군대 생활이 적성에 맞고, 복무 간 적성에 따른 성과를 마주한 순간이 많았다. 군대에서의 적성이라 함은 군 내 다양한 병과와 보직, 업무가 있기 때문에 한정 지어 설명하기 어렵다.예를 들어, 연구분야에 복무하는 이들에게는 연구직의 적성이 필요하고, 전투원으로 현장에서 임무 수행하는 이들에게는 전투원으로서의 적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군인의 적성은 한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 이전에, 군 복무에서 느낄 수 있는 답답함이라던가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나는 타인의 것에 비해 덜했다, 이것이 내게는 적성이라고 여겨져, 내 적성과 군인으로서의 삶은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입대 전 이유와 연계해서 전투복이 늘 내게 주는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 있다. 그 느낌을 좇아가고 있다. 어떤 때는 과업에서 느껴질 수 있는 스트레스로, 어떤 때는 날 가장 잘 설명해주는 나 자체로, 어떤 때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으로, 어떤 때는 애국심, 충성심, 책임감, 희생 등 내게 다채롭게 다가온다. 늘 내게 새롭게 다가오는 전투복이 내 복무의 원동력이고 내가 이 길을 걷는 이유이다.



가지 않은 길

모두가 정중부의 아들 정균처럼 장군감으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결정론적 세계보다 누구든지 노력을 통해 장군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더 합당하고 생각한다. 또한 모두가 군인이 될 필요는 없지만 누군가는 군인이 돼야 한다.  이 장을 통해 거시적·미시적 차원에서 군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아직 살면서 ‘장군감’이라는 말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고 애석하게도 이미 그런 말을 들을 나이는 지났다.


비록 그런 칭찬은 듣지 못했지만 우린 각자가 정한 목표와 기준에 따른 선택을 통해서 군인이 되길 택하였다. 그리고 국가와 군이 정한 프로세스를 통해서 군인으로 만들어졌다. 사람이든지 물건이든지 크게 쓰려면 잘 만들어야 한다. 각자의 삶을 영위했던 청년들을 잘 재사회화해서 강한 군인으로 만드는 것은 국가와 군대의 역할이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


필자들은 인생에서 가장 밝게 빛났던 20대 시절 대부분을 군에 바쳤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개인적인 희생들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군을 통해 얻은 것이 더 많기에 선택에 후회는 없다. 동시에 가보지 못한 삶에 대한 동경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통해서 앞으로의 삶을 결정한다. 나의 선택이 곧 나 자신이며, 우리는 그를 통해 군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필자들의 심정을 잘 대변하는 한 편의 시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다.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1916年作)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 간 데까지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했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 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p.s. 2월 초부터 동기와 해당 원고를 작성하였는데 학업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면서 편집하느라 조금 지연되었습니다. 각자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나의 글로 합치는 과정에서 내용 및 서술시점의 변경되었고 일부 새로운 내용은 내용을 포함하였습니다. 작성내용에서  곧 동일한 제목으로 책이 출간 예정입니다^^


<본문내용 출처>           

[1] Why Some Soldiers Are Better Than Others’ (Bruce Newsome, 2007)

[2] 병무청 공식 홈페이지(https://www.mma.go.kr)

[3]"여성 징병제, 군 가산점제 부활, 모병제에 대한 찬반 토론 "(YTN, ’ 21.4.23.)

[4] 육군훈련소 공식 홈페이지  (https://www.katc.mil.kr/katc/eduinfo/active.jsp)

[5] 육군훈련소 공식 홈페이지 (https://www.katc.mil.kr/katc/eduinfo/active.jsp)

[6] 보다 자세한 사항은 각 군의 및 병무청 공식 홈페이지 모집란을 확인

[7] 민홍철 의원, 사관학교 임관율 92.4%에서 86.2%로 6.2% p 하락 (프레시안, ’ 18.10.18.)


<배경사진 출처>

"값진 피와 땀의 결과 “무적해병을 命 받았습니다" (국방일보 '2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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