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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재현 Jul 18. 2021

부대관리가 핵심이다.(1)


 

부대관리란

지휘관 혹은 상급자들로부터 이 말을 자주 듣는다. 그렇다면 부대관리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부대+관리 = 부대를 관리한다는 말인 것 같은데…. 딱 이것이다 말하기 어렵다. 

현역군인이라면 직관적으로 이 개념이 어떤 활동을 의미하는지는 머릿속에 그려지겠지만 명확하게 그 정의가 무엇인지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그만큼 부대관리가 포괄적이며,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개념이기 때문이리라.

부대관리는 교범에 명시된 교리적인 개념이 아니다. 회사도 그 규모의 크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나름대로 내부 사칙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사기업일지라도 경영자나 기업 관리자는 임의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된 규칙에 따라야 한다. 하물며 대한민국의 국방을 책임지는 군대는 더욱더 명확한 체계적인 규정과 방침이 존재하고 모든 군인은 이를 준수해야 한다. 부대관리는 체계적으로 군부대를 이끌기 위한 방법론이다.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각 군의 규정 및 예규에 따라 다르지만, 육·해·공군 모두 국방부 훈령 제2273호 `부대관리 훈령`을 따른다.

훈령에서 명시한 부대관리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부대관리"란 부대의 임무 또는 과업을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완수하기 위하여 인원, 물자, 장비, 시설, 예산 및 시간을 활용하는 과정을 말한다. 

군대의 활동 중에 [인원, 물자, 장비, 시설, 예산, 시간]이 관련되지 않은 것은 없다. 육하원칙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Who : 국방부, 각 군   

What : 인원, 물자, 장비, 시설, 예산, 시간   

When : 항상   

Where : 모든 군부대   

Why : 부대 임무 및 과업 완수

How : 경제적, 효율적으로   

국방부는 왜 이 훈령을 제정하였을까? 이 훈령을 통해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등에 따라 규정과 제도에 의한 부대관리와 운영체계 및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전투임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함으로써 ‘강한 전사, 강한 군대’의 기풍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즉 체계 확립을 통한 전투임무 전념의 여건 조성에 의의가 있다. 제시된 기준을 따르고 각 부대는 전투 준비를 하라는 말이다. 부대관리 훈령은 총 7편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부대 지휘 및 관리, 복무, 사고예방, 의전 및 의식행사 등을 포함한다. 그중 저자들이 생각한 부대관리 훈령의 핵심은 [부대관리 및 지휘], [복무], [사고예방] 세 가지이다.  

첫 번째, 부대관리 및 지휘

[부대관리 및 지휘] 편은 지휘관의 책무와 지휘·감독 및 개인 책임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기술한다. 그 분량은 다른 어떤 편보다 짧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국군의 중요한 철학을 담고 있다. (전체 p.294중 2쪽을 분량을 차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군에서 지휘관의 직책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휘관"이란 중대급 이상의 단위 부대의 장과 함정 또는 항공기를 지휘하는 자를 말한다. 

"지휘"란 지휘관이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계급 또는 직책을 통해서 예하 부대에 합법적으로 행하는 일체의 권한 행사를 말한다.  

그리고 모든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보편타당한 원칙에 맞게 지휘에도 당연히 책임이 따른다. 이제 독자들은 지휘관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즉 지휘관은 권한을 가지고 (부대, 함정, 비행기 등을) 이끄는데 그에 따라서 책임도 지는 직책이다.

육군의 경우 중대장부터 지휘관이라고 한다. 부대마다 다르나 중대장의 계급은 대위가 보편적이다. 대위는 정상 진급 기준 임관 후 햇수로 만 3년이 지나면 될 수 있다. 육군의 경우 `대위 지휘참모과정`이라는 보수교육 수료해야 중대장으로 임무 수행할 수 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인사평가를 받는다. 그러다 보면 임관 후 약 4년 정도가 지나야 중대장으로 중대원 앞에 설 수 있다. 중대장은 평시 부대지휘에서 뿐만 아니라 전시 전투지휘에서도 막중한 역할은 한다.

‘18~19년도 육군 KCTC과학화훈련단 총 81개 전투중대 6,706명의 훈련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중대장 생존시간과 전투결과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대장의 생존시간이 길었던 그룹이 그렇지 않았던 그룹보다 더 잘 싸웠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휘관인 중대장의 생존여부가 전투시 전투원의 생존시간 및  전투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1]

<”중대장은 실망하였다.”에 관한 인터넷 밈(meme)>

[2]

위 그림은 최근 인터넷 상을 뜨겁게 달궜던 중대장은 실망 했다라는 유명한 밈(Meme)이다.  중대장도 명색이 지휘관인데  실망했다고 부하들에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는가? 마침 저자 둘 다 최근까지 중대장으로서 상비사단에서 약 100명이 넘는 규모의 중대를 지휘했다. 그 경험을 토대로‘실망했다’는 말을 하는 중대장의 심리를 설명해보겠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휘관의 책무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5조(지휘관의 책무) 

① 부대지휘에 관한 모든 책임은 지휘관에게 있다. 

② 지휘관은 예하 지휘관의 부대지휘를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다.

③ 지휘관은 예하 지휘관의 지휘여건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고유의 지휘권을 침해해서는 아니 된다.


아마도 실망했다고 말했던 중대장은 위 세 가지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것 같다. 중대장의 속마음은 사실 이렇지 않을까?

" 중대의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또 나는 중대본부 및 포반 그리고 예하 3개 소대를 지휘 및 감독을 해야 하는데, 동시에 소대장들의 지휘권을 보장하면서, 그 지휘권은 또 침해하지 말라니 소대의 사고도 내가 지휘 책임지게 되는데, 지휘관 참 어렵구나." 

약 20개월 동안의 중대장 임무수행을 하며 저자들이 느낀점은 규정과 방침을 완벽하게 준수하면서 중대장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법률에 따라 중대장도 지휘관인데, 그 책임의 막중함에 비하여 가진 권한은 제한적이다. 통상 주둔지를 대대급 단위로 함께 생활하며, 중대장에도 지휘관인 대대장과 여단장이 있다. 상급 지휘관의 지휘의도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자신도 지휘관이기에 중대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중간관리자 입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대장은 실망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필자들은 왜 부대관리 훈령에서 제일 먼저 부대지휘 및 관리를 통해서 지휘관과 책무를 언급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마 그 이유는 부대관리 제반에 관하여 지휘관과 그 책무를 항상 염두에 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겠냐고 생각했다. 응당 지휘관이라면 이 규정을 다 알아야 하고 실천해야 한다. 당연히 예하 참모와 실무자 그리고 모든 부대원도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왜냐하면, 문제가 생긴 뒤  '몰랐다'라고 말할 수 없으니까. 




      

[1]

 중대장 생존시간이 공격작전 영향분석 (소리나, 2021 국방경영분석 학술대회)




[2]

 네이버 웹툰 ‘하이브’ 3부 128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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