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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재현 Jul 18. 2021

Made Not Born (1)

Made Not Born  

왜 어떤 군인은 다른 군인보다 뛰어난가?

체격이 우람한 어린아이 또는 사람에게 “참 장군감이네” 라고 말하곤 한다. 장군이 될 만큼 유능한 인재나 자격이 있어 보인다는 칭찬의 말이다. 장군감이네 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군인으로 태어나는 것인가? 

1170년 무신들의 난을 통해 무신정권 시대를 열었던 정중부의 직책은 고려 중앙군의 최고 지휘관인 상장군(上將軍)이었다. 자연스럽게 그의 아들 정균도 군인으로 자라나 종3품 섭대장군 지병마사 관직에 올라 아버지의 권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부모의 직업을 물려받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적어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군인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이번 장의 주요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왜 군인 개개인의 전투 능력은 그렇게 다양할까? 어떤 군인들은 전장에서 재빨리 도망치지만, 어떤 군인들은 모든 고난에 끝까지 싸운다. 어떤 부대는 다양한 종류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반면, 다른 부대는 평시에도 체계적으로 유지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군대는 본인들보다 훨씬 더 큰 적들을 물리치기도 했으며, 프로이센군처럼 상대적으로 구식 무기로 무장한 군대가 최신 무기로 무장한 적들을 격퇴하기도 했다. 많은 학자들은 각개 군인 및 각 군대의 이러한 능력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에 관해서 연구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왜 어떤 군인은 다른 군인보다 뛰어난가」의 저자 Newsome은 개인의 자질을 넘어서는 외부의 요인에 주목했다. 즉 강한 군대는 각개 전투원이 지닌 본질적인 강인한 자질도 중요하지만, 훈련이나 환경과 같은 외부 요인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더 타당하다는 것이다.[1] 강한 군대에서 강한 군인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구성요소인 각 군인이 강하다고 해서 집합체인 군대가 반드시 강하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각 부분에 대한 평균이 크다고 해서 전체에 대한 평균까지 크지는 않다는 심프슨의 역설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군대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출신 지역, 종교, 학력, 재력 및 인종까지 지난 2n 년 동안 너무도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지고 살아왔던 이들이 군대라는 공간에서 만나게 된다.  누군가는 병역의 의무를 피해 국적을 포기하고, 또 누군가는 이중국적을 지녔지만 자원입대하여 조국의 부름에 응한다. 저마다 각자의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입대한다. 

<대한민국 병역의 종류>

[2]

병역은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및 전시근로역으로 구분된다. 징병 대상자 현역 판정 비율은 1986년 51%에서 1993년 72%, 2003년86%, 2022년이 되면 현역 판정 비율이 98%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3]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과거보다 현역 입대율이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국가를 수호하는 역할을 반드시 현역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역 외 다른 병역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며, 각자가 처한 환경과 능력에 따라서 현역이 될 수도 전시근로역으로 복무할 수도 있다. 인구구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군 구조의 개편은 불가피하며 국민의 의식 수준과 적절한 합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규모나 형태의 변화는 있을지언정 군대는 계속 존재할 것이며, 구성원인 군인들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군인들은 다른 군인들보다 더 뛰어나게 성장하기 마련인데 그 비결이 무엇일까. 답은 군인으로 만들어지는 재사회화 과정에 있다고 본다.

재사회화를 통한 군인의 탄생

“Soldiers are made are not Born” 

“군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이 책 제목의 영감이 된 격언이지만 정확히 누가 언제 한 말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격언이 전하는 바는 명확하다. 구국의 성웅 이순신 장군님도 무과에 급제하고 재교육을 통해서 군인으로 거듭났다. 마블의 대표 히어로 캡틴아메리카 역시 슈퍼솔져 프로젝트로 육성되었듯이 국가의 필요로 군대는 군인을 육성한다. 군인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군인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육군으로 입영하는 병사의 경우 육군훈련소로 입영하거나 각 사단에서 운용하는 신병교육대대로 입소하게 된다. 교육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아래와 같은 교육과정을 거쳐서 신병을 양성한다.

<신병교육 현역 5주과정의 교육편성>[4]

그리고 병으로 입영한 사람은 누구나 1개의 군사특기를 부여받아 해당 직책에서 전역 시까지 복무한다. 군사특기는 군 소요와 개인의 특성을(학력, 학과, 자격, 면허, 신체조건 등) 고려하여 부여한다. 

또한, 군사특기는 하나만 부여하며 부여된 특기는 될 수 있으면 변경하지 않음이 원칙이다. 육군의 경우 특기분류 시스템이 난수표를 활용하여 공정하게 군사특기를 부여하고 있는데 모든 징집병에게 적합한 특기를 부여하기 위해 특기검사를 시행한다. 

<육군의 군사특기 부여절차>[5]

‘재사회화’란 사회 변동으로 인해, 혹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규범이나 가치, 지식 등을 다시 습득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군대만큼 한 인간이 급격하게 이를 경험하는 장소를 찾기는 어렵다. 교관 및 조교들은 훈련병들에게 옷을 입는 법, 전투화를 착용하는 법, 침구류를 정리 법 그리고 걷는 법까지 다시 가르친다. 신병교육을 완료하고 수료식 날이 되면 그들은 어엿한 한 명의 군인이 되어 부모님께 당당하게 경례를 한다.

현역병의 경우 5주간의 군사교육을 필수적으로 받게 되어있고 추가로 각 병과학교에서 주특기교육도 실시 중에 있다. 그렇게 소정의 교육을 통하여 그들은 민간인에서 한 명의 군인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상기 내용은 의무복무를 이행하기 위해 병으로 입대하는 일반적인 경우를 설명하였다. 

군내 신분과 출신에 따른 입대 방법은 매우 다양하여 이 책에 모두 기술하기 어렵다.[6]필자들은 군 간부가 되기 위하여 자원입대 하였고, 장교로 임관을 하였다. 그렇기에 위 기술한 병의 양성과정과 조금 상이한 부분이 있다. 다음 변재현, 최위진 대위의 각 사례를 통해 군 간부 중 장교는 어떻게 양성되는지 알아보겠다.


      

[1] ‘Why Some Soldiers Are Better Than Others’ (Bruce Newsome, 2007)




[2]

 병무청 공식홈페이지 (https://www.mma.go.kr)




[3] "여성징병제, 군가산점제 부활, 모병제에 대한 찬반 토론"(YTN, ’21.4.23.)




[4] 육군훈련소 공식홈페이지 (https://www.katc.mil.kr/katc/eduinfo/active.jsp)




[5] 육군훈련소 공식홈페이지 (https://www.katc.mil.kr/katc/eduinfo/active.jsp)




[6] 더욱 자세한 사항은 각 군의 및 병무청 공식홈페이지 모집란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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