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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재현 Jul 18. 2021

더 넓은 무대로, 미군 위탁교육 (1)

더 넓은 무대로, 미군 위탁교육 

첫 만남은 '경쟁자’

필자 둘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6년 8월 여름이었다. 당시 중위였던 필자들은 육군의 '17년도 위탁교육생을 선발하는 면접장소에서 처음 만났다. 우리가 지원했던 과정은 I.B.O.L.C (Infantry Basic Officer Leader Course)과 A.R.C(Army Reconnaissance Coures)로서 한국군의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과 육군수색교육의 연계과정이었다. 당시 총 3명을 뽑는 과정이었으니까 필자들은 경쟁자로 만난 것이다. 

군에서 위탁교육을 선발하는 절차는 2개월 정도 전에 공고를 올리고 희망하는 과정에 지원자격이 충족되면 개인이 원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1차 서류 과정이 통과한 면접대상자들은 2차 평가로 집단 및 개별 면접을 시행하게 된다. 이후에 품성평가 및 근무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합격자를 선정한다. '16년도 여름 당시 우리는 면접 전 어색하게 처음 인사를 나누었다. 지원자의 개인정보를 식별하지 못하도록 계급과 이름 기타 표식들을 제거하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녀석이 내 라이벌이구나."

과정마다 상이하지만 '21년 올해를 기준으로 보면 지원자 대비 합격자의 비율이 평균 약 4.5 : 1 정도 되어 긴장한 필자들은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길 바랐다. 당시 집단토론의 주제는 [현 안보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파병을 보내는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논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핵심은 정해진 모범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찬반 여부 보다 그것을 선택한 본인의 논리력을 살피는 테스트였다. 

물론 당시 중위였던 필자들은 이런 선발과정의 세부적 메커니즘을 명확히 알고 있었을 리가 없다. 주제를 알려주고 각자 준비할 시간은 10분밖에 못 받는데, 핸드폰을 포함한 어떤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오로지 평소의 사고와 사색을 통한 답변이 가능할 뿐이다. 치열했던 토론의 결과는 운이 좋게도 둘 다 선발되었고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 후 미국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전우애를 키웠다. 고국을 떠나 머나먼 타지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외로움 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서로가 의지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우산을 같이 쓰면 연인이 되고, 비를 함께 맞으면 동지가 된다." 우리의 첫 만남은 '경쟁자', 그리고 후에 '동기'가 되었다가 지금은 둘도 없는 '동지'가 되었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국방 대학교 대학원생으로 위탁교육에 다시 한 번 함께 선발되어서 전우애를 이어가고 있다.

<훈련이 끝나고 달콤한 휴식중, 조지아 수족관에서>

군 위탁교육이란?

군 위탁교육(전문교육)이란 전문분야에 근무할 사람의 일반 학문 지식 또는 군사·직무지식을 향상하거나 자질향상 및 직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하여 국내·외 대학원, 국외 군사교육기관 및 그밖에 교육·연수·연구기관에 위탁하여 실시하는 교육을 말한다.

[1]

 군에 필요한 특정 분야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외부기관에 교육을 위탁하는 것을 말하며 발생하는 경비를 포함한 모든 교육비용은 각 군에서 제공한다. 외부 교육 시설에는 국내외 대학원 석·박사과정 그리고 각국의 군사교육 등을 포함한다. 

[2] 

Welcome to Fort benning! 'Home of the Infanry' 

필자들이 교육을 받았던 곳은 미 육군의 보병과 기갑학교를 통합한 기동센터로 미국 남부 조지아주 콜럼버스시에 위치 한다. 포트베닝은  미 육군의 종합 군사기지로 여러 군 부대가 있고, 기초 군사훈련과 육군 보병의 보수교육 기관, 그리고 그 외의 각종 군사교육훈련 학교와 코스들이 밀집해 있다. 부대 운영과 교육훈련, 군사교리 연구 및 개발 등을 통해 미 육군 발전의 중추적인 임무를 수행해내는 일종의 군사도시이다. 

참고로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 1994년 작>에서 주인공 포레스트가 미 육군의 입대하여 교육을 받았던 장소가 이곳 포트베닝이다. 포트베닝에는 약 12만 명의 현역군인과 그 가족들, 예비군들과 퇴역 군인들이 상주하고 있다. 기지 안에 학교, 대형마트, 종합병원, 영화관, 각종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있으며, 그야말로 군사기지 안에 작은 도시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Welcome to Fort Benning - Home of the Infantry!  보병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포트베닝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할 수 있다. 


      

[1]

 군 위탁교육 관리 훈령(국방부 훈령 제1926호 제2조 정의)




[2]

 '17년도 미국의 군사교육시설에서 위탁교육을 받았고, '21년도에는 국방             


  대학원에서 각자 다른 전공분야를 수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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