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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노트

독서노트 : 무기가 되는 생각법(4)

문제를 해결하는 건 AI가 아니라 인간이다

by CalmBeforeStorm

무기가 되는 생각법

변창우 저| 세이코리아| 2024년 07월 01일


https://m.yes24.com/Goods/Detail/128248046


『무기가 되는 생각법』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의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용적인 가이드북입니다. 우리는 복잡한 비정형 문제를 다루기 위한 통합적 사고와 적절한 질문을 통해, AI를 도구로 활용하면서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지적 역량을 확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자인 변창우 작가님은 30년 넘게 국,내외 글로벌기업에서 근무하시면서 다양한 산업현장의 문제를 고민하셨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인간지능의 본질인 문제해결 능력에 대해서 저자의 깊은 통찰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 책의 내용중에 인상 깊은 문장이나 문구를 그대로 옮겼습니다.

** 분량이 많은 관계로 나누어 업로드하겠습니다.



인간지능이 인공지능보다 우월한 점이 있을까?

문제해결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표하는 활동이다. 원시시대부터 현대 사회까지 인간의 역사는 크고 작은 문제해결을 위한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고, 인간의 지능은 그 과정을 통해서 발달해왔다. 그런데 인간지능은 현재에 이르러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인간지능이 인공지능보다 우월한 점이 있을까? 당연히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미 직장에서의 많은 역할이 AI로 대체되었을 것이다.


첫째,인간지능은 질문한다. 반면 AI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인간이 낸 질문에 답할 뿐이다. 질문은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문제의식’과‘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나온다. AI는 스스로 상황을 문제라고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여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자유의지가 없다.
둘째, 인간지능은 비정형화되고 불확실한 새로운 상황에서 AI보다 문제해결에 우위를 보인다. 이제껏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에서AI는 힘을 쓰지 못한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데, 전혀 새로운 상황에서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팬데믹 등 미증유의 상황에서 AI 기반 트레이딩 프로그램의 예측력과 성과가 현저히 떨어졌던 경우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실제로 비즈니스에서 접하는 상황은 과거와 똑같이 그대로 반복되는 경우가 없다. 현실 비즈니스 문제해결에서 AI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적이라는 의미다.


반면에 인간은 ‘유추’의 능력을 활용해 유사한 사례를 학습의 데이터로 삼을 수 있고, 한 가지 사례로부터도 다양한 통찰을 뽑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기에게 공룡 사진을 하나만 보여주어도 다음에 다양한 공룡들을 구분해낼 수 있지만, AI가 이러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


셋째, 인간지능은 상반되는 개념과 방법론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고할 수 있다. 분석과 창의, 확산과 수렴, 데이터와 디자인 등 서로 다른 방향을 얼마든지 병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 등장한 생성형 AI는 분석 외에 크리에이티브 제작 등 창조적인 작업도 가능하다. 그러나 통합적 문제해결을 위해 분석과 창의를 결합하여 유의미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활동은 인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통합과 최종 해결책 도출은 인간지능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고유한 활동이다.


요약하면, 목적과 비전을 위해 질문을 하고, 복잡하고 비정형화된 현실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결책들을 도출하고, 그 해결책들을 통합하여 최적의 대안을 찾는 활동은 앞으로도 인간지능만의 고유 활동일 것이다.


프롬프팅이라는 기술이 있다. 대형 언어 모델이 응답을 더 잘 수행할 수 있게 프롬프트를 작성하여 입력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생성형 AI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문제에 대한 맥락 제시, 논리적 사고, 감정이입, 단계적 문제해결’ 등이 포함되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것이 이 책에서 제시할 문제해결 방식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다. 이는 인간이 중심이 되는 문제해결 과정에 생성형AI가 적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AI 활용에 있어서도 일의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인간지능 문제해결 프로세스(HIPS)

인간지능 문제해결 프로세스Human Intelligence Problem Solving Process, 이하 HIPS 프로세스는 앞서 얘기한 컨설팅사의 문제해결 방식, 디자인 씽킹 기반 문제해결 방식, 데이터 분석 기반 문제해결 방식을 통합한 문제해결 프로세스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듯이 기존 문제해결 방식들의 장점들을 ‘짬뽕한’ 것이다.

[그림 6] 인간지능 문제해결 프로세스



HIPS 프로세스의 단계 HIPS 프로세스는 첫 번째 단계로 핵심 질문을 던진다. 핵심 질문은 큰 그림을 보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가?” “비즈니스의 본질적 가치를 제고하는가?” 등의 질문에 ‘Yes’가 나와야 한다. 거시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전략적인 과정으로, 이 과정의 역할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정말 필요한 문제인지, 이보다 더 시급한 다른 문제는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핵심 질문에서 출발하여 로직트리와 고객여정지도Customer Journey Map, CJM로 대표되는 문제 구조화 단계를 거쳐 두 번째 단계로 핵심 문제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 정량적 분석과 정성적 통찰이라는 탐색의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집중해야 할 핵심과제를 도출한 후, 해결책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단계다.


HIPS 프로세스의 특징과 원칙이제부터 실제 문제해결 시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HIPS 프로세스의 특징과 원칙들을 살펴보자.첫째, HIPS 프로세스는 문제해결의 처음부터 끝까지End-to-End를 다루는 과정이다. 이때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부터 시작하여 점차 범위를 좁혀나간다.


기존의 문제해결 방법론들은 초기 단계의 큰 그림만 그리고 말거나, 전략적 중요도가 낮고 지엽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이슈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큰 그림에서 실행까지 전 단계를 다룬다. 단지 구상으로 끝나지 않고 실행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다.


둘째, HIPS 프로세스는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와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를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확산적 사고는 여러 가지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이고, 수렴적 사고는 대안 중 적절한 것을 골라내는 과정이다. 문제해결은 이러한 확산과 수렴의 반복적인 과정Iterative Process이다.


해결책이 도출되고 다시 세부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확산과 수렴의 과정이 반복된다. 문제해결은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영감보다는 확산과 수렴이라는 지난한 반복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유연하게 관점을 전환시키고 생각의 도구를 바꿔나가야 한다.


셋째, HIPS 프로세스는 로직과 데이터 및 팩트 분석을 활용한 분석 중심 접근방식Analytics- driven Approach과 고객 관점의 창의 중심 접근방식Creative-driven Approach을 통합한 프로세스다.

인간에 대한 통찰과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결합하여 두 가지 접근방식을 보완적으로 사용하거나, 두 접근방식의 융합을 통하여 전혀 다른 방식의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 접근방식의 통합은 새로운 발상과 혁신을 유발하는 중요한 방아쇠가 될 수 있다.


넷째, HIPS 프로세스는 문제해결 과정 중 중간 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보고와 공유를 통하여 조직 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솔루션에 대한 조직의 지지도와 몰입도를 향상시킨다. 뜬금없이 제시되는 솔루션은 조직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 어렵다. 보고와 공유를 꺼리거나 게을리하는 바람에 좋은 아이디어가 사장되고 시간과 자원이 낭비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문제해결 도중이라도 관련 부서와 의사결정자로부터 솔직한 피드백을 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단계 하나가 마무리될 때마다 결과를 보고하고 공유하여 매듭을 짓고, 다음 단계로 이행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HIPS 프로세스는 개인이 문제해결을 할 때, 전략적이고 입체적인 사고를 하거나 다양한 접근방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 HIPS 프로세스는 문제해결 프로세스이기도 하지만, 문제해결에 임하는 마인드셋Mind Set과 원칙Principles이기도 하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일하면서 꾸준히 단련하고 체화시켜야 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습관이다.


“나는 단계를 밟아 거기에 도달했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핵심 질문 하기

질문이 중요하다고 하니 마치 따발총처럼 질문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 자신이 매우 지적이라 생각하겠지만, 듣는 사람에겐 일종의 고문이다. HIPS 프로세스에서 ‘핵심 질문’은 아무말 대잔치에서 어쩌다 하나 얻어걸리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발효, 증류, 숙성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위스키 원액과 같이 오랜 경험과 고민의 결과로 나온 엑기스여야 한다. 이런 오랜 숙성의 과정을 통해서 탄생하는 것이 ‘맞는 질문’이다.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Jensen Huang은 최근 인터뷰에서 “답은 적게 얘기하고, 되도록 많은 질문을 한다. 지금은 온종일 질문만 하는 게 가능하다. 이 과정을 통해서 경영진이 미처 깨닫지 못한 생각해봐야 할 아이디어들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늘날의 엔비디아가 만들어진 원동력이 무엇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맞는 질문을 던지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기본적인 팩트를 파악하여 정리한 후, 가설적인 답(정답이 아니다!)을 세워두고 질문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질문이 명확해지고 초점을 갖게 된다. 조직의 리더 중에는 이러한 기본 없이 질문을 하는 이들이 꽤 있다. 자기가 한 질문 때문에 직원들이 태스크포스 팀을 꾸리고 밤을 새우며 열심히 보고서를 만들었더니, ‘내가 언제 이거 하라고 했냐’며 역정을 내는 경우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활용해야 하는 것이 ‘SCQA’와 ‘조직 고유의 원칙Guiding Principles’이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있다. 컨설팅 회사는 제3자로서 팩트와 상식 수준에서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지만, 해당 조직은 내부에 나름의 사정과 조건이 있다. 그래서 나는 SCQA에 ‘조직 고유의 원칙’을 추가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준수해야 할 회사의 경영원칙이나 조직 특유의 철학 및 가치가 그것이다.


둘째, ‘Why?(혹은 Why not?)’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Why’라는 질문은 초점을 본질에 집중시키고 호기심과 창의성에 불을 붙이는 강력한 힘이 있다. 우리가 아는 성공한 창업자들은 사업을 시작할 때, ‘How’나 ‘What’보다는 ‘Why’부터 시작한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이다. “왜 우리 회사나 제품이 존재해야 하는가?”


한 단계 더 본질에 다가서는 핵심 질문은 “왜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가?”다. 이에 대한 답변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필요해서” 혹은 “글로벌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 등이라고 한다면, 결국 이 질문은 지금 이 기업의 비전과 정체성에 관한 질문이 된다. 이렇듯 ‘Why?’라는 질문은 깊게 그리고 넓게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셋째, 질문은 항상 열린 질문Open Question이 되어야 한다. 예 혹은 아니오라는 답변만을 요구하는 닫힌 질문Closed Question은 매우 제한된 형태의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면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사실 닫힌 질문은 이미 ‘답정너’로 결론을 내놓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는 경우에 해당한다.


닫힌 질문을 던지는 상사 또는 리더가 있는 조직은 딱 그만한 그릇 정도밖에 성장하지 못한다. 법정에서처럼 예나 아니오로만 답변하게 해놓고, 우리 조직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없다느니 직원들이 수동적이라느니 불평하는 사람은 누워서 침을 뱉는 중인 것이다.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서는 ‘Why?’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열린 질문들을 활용할 수 있다. ‘What if’는 곧 ‘만일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라는 질문이다. 기존의 가정을 변경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So what?’은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이다.


통합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준다. ‘What next?’는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하면 될까요?’라는 질문이다. 팔로업과 실행을 촉구한다. ‘Anything else?’는 ‘혹시 중요한 부분 중 우리가 놓친 것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이다. 재점검을 위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나요?’라는 질문으로 훈훈하게 마무리하자.


넷째, 문제를 바라볼 때 여러 가지 관점을 떠올려보아야 한다. 기업에서 직면하는 문제들은 결코 단선적이거나 간단하지 않다. 표면적인 현상만으로 문제를 진단하는 것은 하수다. 모든 현상에는 숨은 원인과 작용이 있다고 보고, 그 숨겨진 부분까지 찾아 들어가는 것이 고수다.


문제 상황은 이것을 선택하면 저것이 희생되는 트레이드오프가 있거나 다양한 이해관계들이 얽혀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질문을 만들 때는 전사 최적화Corporate Optimization vs 부서 최적화Sub-Optimization, 내부자Insider vs 외부자Outsider, 고객 관점 vs 회사 관점, 장기적 관점 vs 단기적 관점 등 다면적이고 입체적으로 여러 가지 입장과 관점을 고려하여 진행하여야 한다.


“질문에 답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똑똑한지 알 수 있고, 질문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현명한지 알 수 있다.”
_나기브 마푸즈Naguib Mahfouz(이집트 소설가, 노벨문학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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