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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떠올리며

오래된 일이지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 한 사람이있어요.

저의 고등학교 수학여행지(설악산)에서 만난 레크리에이션 강사에요. 처음에는 씨름 선수인 줄 알았어요. 몸집이 매우 컸고 노랗게 염색을 했지요. 씨름선수 박광덕씨를 많이 닮았었어요.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강단에 올라가는 걸 보고서야 '레크리에이션 강사'임을 알게 되었지요.

강단에 선 그의 말들은 마음 여린(?) 여고생들이 듣기에 썩 좋지 않았어요. 여성비하 발언도 서슴없이 하고, 말하는 스타일이 족히 10년 전 언어체였거든요. 급기야 옆반에서 모두 일어나 퇴장을 해버렸어요. 선생님과 관계자분들은 급히 그 시간을 수습하고 레이크레이션 시간을 끝냈지요.


그날 밤, 우리 반 애들은 욕은 안 했지만 그 강사에 대해 불평들은 한 마디씩 했어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 남자는 우리들의 식판에 국(앗, 국이라고 써놓고 밥을 그렸네요 ㅋㅋㅋ)을 퍼주더라고요. 고개를 푹 숙인 그 남자의 모습이 조금은 안쓰러웠지만, 제 역할을 못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게 할 정도로 엉망으로 만들었으니까요.

그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하고 한 가지를 배웠다고 생각했어요.


' 밥값을 하자. 하도록 노력하자.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을 망치는 사람이 되지 말자. 그리고 실망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그걸 극복하면서 크는 거지'라고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그 사람을 위로해주었을까? 괜찮다고 앞으로 더 잘하면 된다고 위로해 주는 사람은 있었을까? 그 사람은 그걸 뛰어넘어 좋은 레이크레이션 강사가 되었을까?라고요.

그때, '아저씨 괜찮아요.' 같은 위로를 해주었더라면 어땠을까요. 그 사람은 국을 떠주면서 얼마나 수치심을 느꼈을까요? 자신이 실망시킨 많은 여학생들의 국을 떠주는 심정은 어땠을까요?


결국 자신을 깨고 나와야하는 건 자기 자신이지만,  누군가 작은 위로를 해주며 보듬어 준다면 큰 힘을 얻어 자기자신을 조금은 즐겁게 깰 수 있겠죠.


능력 없는 게 잘못한 거야라고 생각하던 제가 조금은 사람이 되나 봅니다.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도 해보고 또 같은 상황의 누군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으니 말이에요. 드라마 <도깨비>에서 힘들고 지칠 때 세상 밖으로 등을 떠밀어 주는 존재가 있고 그것이 도깨비라고 하는 대사가 있지요. 신이 아니어도 친절한 미소 하나가 누군가의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지치고 힘들 때 저에게 미소 지어주고 위로해주고 사랑한다고 해준 사람들 고마워요.

감동하면서 본 영상하나 공유해봅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HD4TCxGX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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