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 비 그리고 바람 Aug 02. 2022

한 번만 사는 삶

소중한 우리

 어제는 참 특별한 날이었다. 친한 직장 동료가 둘째를 출산한 날이기도 하면서 다른 직장 동료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이기도 하다. 어쩌다 어른이라도 된 것인지, 이제는 축하만큼이나 위로해 주는 일이 낯설지만은 않다. 하지만 축하와 위로가 동시에 겹치는 날이 흔치 않았던지 감정에 사용처를 몰라 우왕좌왕하기 바빴다.


나는 사실 윤회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탯줄을 끊으며 시작하는 삶에 시작점과 수의를 입으며 끝나는 삶에 결승점은 하나에 공간이자 시간일 뿐이라 생각한다. 이곳은 우리가 가진 유일한 무대이기도 하면서 하면서,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한낱 연극불과하. 극이 끝나면 어두 컴컴한 곳으로 퇴장해야 을 알며, 앙코르가 없다는 것 또한 안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드넓은 바닷가 해변가에 모래알 하나가 파도에 쓸려가는 찰나에 지나지 않지만, 네 것 내 것이나 따지다 한평생을 낭비한다. 잠은 죽어서 평생 자라던 말이 농담인 줄 알면서도 내심 충고라 생각하며 찰나 이후에 순간을 준비하곤 했다. 비록 힘이 풀려버린 눈이지만 한번 사는 인생이라는 말에 총기라는 것이 돌기 시작하더라.


한 번뿐인 인생, 다시없을 삶이라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다. 차고 넘칠 만큼에 부와 여유는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작은 것 하나도 나눌 줄 알고, 배품이 주는 결핍에 풍요로움을 안다. 나눔은 채움에 반대말이 아니라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알며, 많이 차있지 않음은 많이 채울 수 있음에서 희망이 있고, 많은 채움은 많이 나눌 수  있음에 설렘을 가져온다. 이렇듯  번만 이라는 말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뭔가 해볼 만하다는 의지가 알게 모르게 눌려 담겨 있는 듯하다.




이제는 하나 둘 나이를 먹다 보니, 새로운 시작보다 끝을 지켜봐야 하는 일이 잦아진다. 세상 모든 슬픔을 떠안고서, 누군가에 부재에서 오는 공허함 속에 고통과 슬픔이 교차되는 아련함을 버텨내야 하는 사람들, 리고 그들을 뒤로한 채 오는  발걸음은 절대 가볍지 않다. 제발 이것만은 익숙함에 내어주고 싶지 않았지만, 잦아지는 빈도에는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는 가고, 내일을 준비한다.

한 번뿐인 삶과 죽음, 그 어딘가 있을 법한 내 삶을 위해서.

작가의 이전글 글에 제목과 나에 이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