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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 비 그리고 바람 May 22. 2022

깨어보니 내 곁에는 내가 없었다.

소중한 당신

 너무 받기 싫었다. 그때만큼은 나만에 시간이고, 나를 위해 오롯이 쓰여야 할 시간인데 정적을 깨는 눈치 없는 스마트폰 진동소리에 괜스레 짜증이 났다. 나에게 전화 건 그 친구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과거 나를 못마땅하게 했던 그 친구에 행동을 지금 왜 끄집어내 진동소리에 오버랩시키는 것인데? 모르긴 몰라도 내 시간을 방해한 것에 대한, 억측에 악감정이었으리,,,


누군가는 그러더라. 시간이 나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서 누군가를 만나고 대해주는 것이라고. 사실 나도 철떡 같이 이 말을 믿었던 사람 중에 하나였다. 그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를 위해 나의 시간을 할애해 주는 것이 관계에 정석이며 관계가 좋으면 반드시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꼭 그렇게 사는 것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남이 필요한 시간에, 언제든 필요한 자리에,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었더니 너무 힘이 든다. 그리고 어디를 보고, 찾아봐도 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모르긴 몰라도 어제, 그저께, 며칠 전, 몇 달 전에 내어준 그 감정이 내 것이었으리


지금은 성공이라는 것이, 꼭 관계에서만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남을 이용해 성공에 궤도를 오르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단지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오고 싶을 뿐이다. 베어 물게 두었던 조각들은 다시 찾지 못하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나를 더 잃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할까 한다. 미천한 나에게, 더 이상 먹을 것이 없다 해서 떠날 인연이라면, 지금 당장 사라진다 해도 섭섭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나에 소중한 인연은 나에 곁에 남을 것이고, 나는 나를 찾은 후 더욱 나 다운 나와 대면하게 될 것이다. 그런 나와 대면하게 될 때에는 한 입 크게 베어가도 모를 정도로 더 큰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니,,,,


조금만 좀 기다려 주라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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