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안 되는 날

소중한 당신

어떤 날은 무엇을 해도, 하는 것마다 다 안 되는 날이 있더라,,,

인사를 하면 다 인상을 쓰는 듯 보이고,

회의를 하면 다 나한테 일을 주기 위해 안달이 난 듯 느껴지기도 하며,

밥은 또 왜 이렇게 맛이 없는지,

마침 또 오늘 보고서 제출 날이고,

하필이면 이런 날 집에 급한일이 생긴다.

모든 악운, 악감정, 나약함들이 사전에 나를 골탕 먹이기 위해 서로 계획한 것이 아니고서야 이게 말이 되지 않는 듯한 그런 날이 있다. 사실 이런 날이 있다는 것에 대해 부정은 하지 않는다. 지금도 겪고 있으니깐,,, 하지만 이렇게 까지 나를 코너로 몰고 가야지만 끝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결책은 있기라도 한 것일까? 모르긴 몰라도 설상가상,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옛말은 있지만, 예방책에 대한 이야기가 딱히 전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욕지거리 몇 마디 하는 것 말고는 크게 방도가 없어 보인다.

이런 날은 짜증이 짜증을 낳는다는 말을 실감한다. 짜증이란 것은 참 신기하더라. 처음이 어렵지, 한번 제대로 짜증이 나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짜증을 내기가 쉽게끔, 모든 감정이 목구멍 밑으로 집결한다. 평소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틀어지게 되면 여지없이 감정은 흘러내려 버려지더라. 버려지면 버릴수록 더 많은 감정이 복받쳐 올라옴을 느낀다.

몹시 짜증이 나는 일도, 목구멍까지 감정이 아직 차있지 않다면 화가 나지 않을 일이고, 종전에 기분이 좋았다면 낙천적으로 생각하며 더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나는 이런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똑같은 일이 며칠 간격을 두고 발생했지만, 처음 그때는 기분이 좋았던 터라 계속해서 기분이 좋았고, 오늘은 아침부터 끊이지 않는 짜증 때문에 기분이 최고조로 더러워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원효대사는 해골 궁물을 마시고, 사람은 뭐든 마음먹기 달렸다고 설파하셨지만, 처음 먹은 마음가짐이 다음 마음 가짐도 좌우할 수 있다고는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듯하다.

부는 부를 부르고, 빈곤은 빈곤을 부른다.

부익부 빈익빈

즐거움은 즐거움을 부르고, 짜증은 짜증을 부른다. 즐익즐 짜익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