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티, 그 관능의 세계
티파티는 참 재미있는 경험을 주는 모임이다.
차마시는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사람마다 차를 마시게 된 이유,
사랑하는 이유, 방법은 무척 다양하다.
휴식을 위해서 마시기도 하고,
사람들과 친근해 지고 싶어서 마시기도 하고
맛을 즐기고 구별하는것이 즐거워서 마시기도 하고
차를 마시면서 즐기는 과자들이 좋아서 차를 마시기도 하고
예절을 몸에 배이게 하기 위한 ‘수련’ 으로 꾸준히 하시는 분들.
식음료 개발을 위해서 ‘차’에 집중해서 성분을 분석하는 행위에 집중하시는 분,
다양한 차 산지를 향해 직접 여행을 떠나는 분들,
차를 생산하는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
이것 말고도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차를 즐기는 분들이 많다.
나는 15년 전에 처음 차를 마시는 방법을 배웠다.
한국에서 차를 배우는 방식은 하나의 예절 비슷한거로 자리잡혀 있는것 같다.
이유는 모르지만 우선 차를 마시기 위한 방법과 절차들을 몸으로 기억하게 만든다는 지점은 일본 다도랑 별로 다른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의 맛… 그렇게 훌륭한것 같지도 않았지만 마시는 순간에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던건 엄격하게 가르치시던 선생님 덕이었겠지.아마…. 할수 있는한 최선의 재료와, 최선의 환경에서 몸과 마음이 누그러지는 경험은… 뭐가 됐든 차를 지속적으로 마시게 하는 힘이 되어줬던것 같다.
“차”라는 세계는 그게 전부인줄 알았는데…
오후 세시에 즐기는 영국의 티타임은 잘 알수 없지만, 아름답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잔에 따라 마시는 고상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리고….차에는 우전, 세작, 중작, 밖에 없는줄 알았는데…
외국 홍차 마시면서 정말 흥미로웠던 순간은 ‘가향차’ 를 마주했을때였다. 과일향이 나기도 하고…
꽃향기가 나기도 하고.. 과자향기가 나기도 하고… 얼그레이는 못마셨지만 다양한 방식의 향오일을 차잎에 섞어 따스하게 우러난 홍차향 사이로 퍼지는 향기를 맡는 시간이 주는 매력이 참 좋았다.
유명다원과 서양 유수의 브랜드들에서 내놓은 다양한 차는 참 비쌋다.
그래도 그 향기와 차와 함께하는 순간을 즐겁게 해주는 ‘티푸드(과자)’들을 즐기는 것으로,
한창 차시간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프터눈 티 라는 형식의 티타임이 유행? 사교모임의 한 가지 형태로 자리잡게 되더라.
고급스러운 기물들에 담긴 비싼 홍차를 마시며, 그 향기와 더불어 아름다운 디저트를 즐기며, 세간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주는 즐거움.
이는 친근한 사람과 함께 ‘애프터눈 티’ 타임을 즐기는 취미로 발전하게 되기도 한다.
몇년전 중국공관에서 외교관 사모님들에게 다도를 가르치셨다는 선생님을 뵙고,
중국차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중국차는 사기당하기 쉬운 농약차다. 잘못된 인식은 선생님을 뵙고, 좋은 차를 마셔가면서 변화하게 되었다.
관능검사란, 인간의 오감을 이용해서 식품의 특성을 측정하고 파악하는 행위를 말한다.
수업은 몇몇분들과 함께 시음을 해보면서 서로가 느끼는 맛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내가 좋아하는것을 모임에 참여하신 누군가는 싫어할수도 있고,
내가 싫어하는것을 누군가는 맛이 참 좋다고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다.
그렇게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확인하고 내 입맛을 가다듬어 가는 활동은 철저히 관능적이었다.
고급차라고 이야기 되어지는 제품은 단지 비싸기만 한게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보다 재미있어 하고 흥미롭게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이 많은 차. 라는것을 알게 되기도 했고, 마치 와인처럼 꼭 비싸다고 해서 맛이 좋은것이 아니라는 것이 무슨 말인지도 알게 되었다.
영국홍차가 주는 즐거움이 디저트와 함께하는 맛을 즐기는것이었다면,
중국차가 주는 매력은 ‘그 자체’ 의 맛을 구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서로다른 취향을 서로 이해해 하며 각자가 원하는 좋아하는 맛을 찾아가는 놀이.
찻자리가 있다면 찾아다녀 보자. 잘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는 찻자리에서 배울수 있는것들도,
서로의 취향을 발견해 가는것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