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치앙마이 14
한참을 걷고 나니 다리가 아프고 힘도 들어서 뭐를 해야할까, 하다가 드디어 발마사지를 받아보기로 했다. 함께 여행에 나섰던 어른께선 호텔 코앞에 있는 마사지를 권하시긴 했는데, 셋째날 커피팜 투어에서 만났던 모녀 커플이 추천했던 마사지샵이 호텔에서 걸어 5분 거리에 있는걸 보고 거기에 가보기로 했다.
고급 스파 마사지를 체험해 보려고 했던 계획을 취소하면서 휴먼 서비스 특별히 받아보지 않아도 될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짜증이 심하게 나서 발마사지라도 받으면 기분이 좀 좋아질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여행이란게 뭐 중간에 이렇게 여러차례 계획 수정되기도 하면서 즐거운 기억 만들어 가는것 아니겠어요.
올드타운에 있는 1호점은 찾아가다가 발병이 날것 같았고, 나이트 바자 인근에 2호점이 영업하고 있길래 이 매장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길을 지나면서 볼땐 발마사지 하는 의자들밖에 안보였는데, 내부 공간에 다양한 마사지가 가능한 룸들이 구비되어 있는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오후 다섯시 무렵의 나이트바자 인근 발마사지 샵들은 한가한 편인데, 여행중 오후 8시, 발이 정말 많이 지쳐서 이제 쉬고 싶은 무렵에는 거의 대다수 마사지 샵들이 꽉꽉 차서 마사지가 진행되고 있는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가게도 마사지를 못하지는 않았던지 매일 밤마다 손님들이 가득했는데, (마사지 솜씨가 별로인 가게들이나 도대체 마사지 서비스를 판매하는건지, 여성접객원이 발 주물러주는것을 감상하는것이 우선인지 헷갈리는 매장들은 매일 손님이 거의 없었다)
조금 일찍 방문해서 예약없이 발마사지를 해볼수 있었다.(오후 2:30분 무렵)
와 발마사지... 예전 어렸을때 서울에서 발카페(뭐임) 에서 족탕하고 차마시는 유형의 시설 이용해본적이 있었는데 여긴 발 씻어주는거부터 시작해서 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을 서비스로 판매하고 있다는게 신선했다. (와! 외국!)
요금은 한화로 한시간에 만원 조금 넘는 비용인데, 후에 들어보니 마사지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 마사지 학교를 졸업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예전 치앙마이 여행을 했던 친구의 말에 의하면, 이런 휴먼서비스에는 팁을 주는것이 적절하다고 하여 마사지 끝난후 20밧을 추가로 드려서 총 발마사지 비용은 대략 만이천원? 정도 들었던것 같다. 평균 발마사지 비용은 200밧 부터 시작하고... 뭐 호텔 마사지나 비싼 마사지들은 발마사지만으로도 7~800밧 지불해야 되는 곳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마사지 서비스만 해당하는건 아니고, 마사지 전 내어주는 차와 서비스 이후 내주는 차와 간식 등 부가 서비스가 패키지로 묶여 있는거로 보는게 적당할것 같다. (근데 거의 모든 비싼 마사지들이 어떤 서비스가 인클루드 되어 있는지는 따로 설명 안해줌)
아플까? 하고 걱정했는데 발이 편안해지고 안아파서 좋았다. 그리고 영시암 마사지는 비싼 오일들을 많이 쓴다는 구글 후기가 있었는데 (한시간 마사지 받으면서 구글 후기 찾아봄) 그런것 같앗다(...)
마사지 이후 호텔 앞에 있는 세탁방에 가서 아침에 맡겻던 옷을 찾으러 갔다. 어? 아침에 맡기면 당일 6시에는 찾을수 있다고 했는데 방문한 4시에는 아직 세탁물 정리가 덜 끝났다고 6시 무렵에 오라고 하셨다. 음.. 2키로를 맡겨서 그런가;
근데 6시 무렵에 맞춰서 세탁방에 들를수 없을것 같아서 내일 가지러 오겠다니 그땐 오전 9시 이후면 아무때나 괜찮다고 했다.
저녁식사는 함께 오시지 못했던 어른이 적극 권하신 삥강 인근의 고급 레스토랑을 찾아보기로 했다.
레스토랑 인근에는 3일째 날짜에 갔었던 커피팜 투어를 진행했던 로스터리 샵이 있었고, 영업시간이 끝났지만 위치확인을 하고 다음에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이런 곳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조명이 무척 아름다운 식당이었다.
이곳에서 로컬 맥주라는 chang을 시켰다. 이정도 규모있는 레스토랑이면 병맥주가 아니라 드래프트 비어를 시킬수도 있을것 같았는데, 드래프트 비어 주문은 타워 (0_0) 로만 받는것 같아서 걍 620미리 짜리 병으로 주문했다.
안주메뉴를 시켰다. 먹다보니 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란나식 소세지인 냄 을 올린 화덕 피자도 추가했다. 와.. 음.. 냄 소세지에서는 약간 시큼한 향이 난다고 그랬는데 고기에 향신료를 덜 넣은 느낌이라 확실히 -_- 이건 좀 힘들긴 했었다. 레스토랑 셰프 추천이라고는 했지만 애석하게도 콜드컷보다 더 못먹고 나와서 야속함.
치앙마이의 거의 모든 가게들은 저녁무렵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가수들이 레스토랑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했었는데 이곳 또한 그랬다. 딱히 매장에 방문하지 않아도 지나가면서 라이브 음악을 즐길수 있기는한데, 그 수준이 되게 높았다.
앉아서 밥먹으면서 듣고 있으니 더 좋게 느껴지고... 이러니까 여행객들이 라이브 바. 같은곳을 찾아다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밥 다 먹고 나서는 다시 나이트바자 인근을 산책하다 아누산 시장 (호텔 코앞)을 돌았는데, 매일같이 저녁마다 산책길에 나서도 매번 매장들이 조금씩 바뀌는게 재밌었다.
시장에서 이렇게 전자 바이올린 라이브하는 분도 보고.... (썩 훌륭한 솜씨가 아닌것 같아서 금새 자리를 뜨긴 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태국이니 레이디보이 언니들(?)이 캬바레 쇼 홍보를 위해서인지 화려하게 입고 시장을 돌아다니는것도 볼수 있었고, 언니들도 흥이 나나 가볍게 춤사위 보여주시기도 하고... 그런 야시장 분위기 참 독특했다. 또 시장 안쪽에서는 무에타이 대회(?) 같은게 열리는가, 무투회 감상할 사람들 입장권 사라는 홍보도 되게 많이 하시더라. 음.... 이건 약간 어떤 사람이 승리할지 '걸어보세요' 하는 일종의 도박 게임은 아니었을까?
-당연히 전단지도 제대로 안보고 스쳐지나가고 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