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가지 에스닉 푸드로 살펴본 음식 역제국주의 이야기
영국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2017년 BBC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왕궁에서의 일상을 이야기하던 중
커리를 자주 주문해 먹는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같은 2017년,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현 국민연합)의 2인자이자
당 부대표인 플로리안 필리포Florian Philippot가
한 회식 자리에서 쿠스쿠스를 먹은 것도 화제가 되었다.
커리는 로열패밀리가 먹는 서민음식이라서,
쿠스쿠스는 인종차별에 기반한 반反이민 정책의 대명사가
하필 그 이민자의 음식을 먹어서.
이 두 음식은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 - 여섯 가지 음식으로 본 음식의 역제국주의》에서 다루는
여섯 가지 음식에 포함된다.
마케팅을 위해 스토리텔링을 입힌 음식이든,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상징이든,
어느 음식에 사연 하나 없겠는가.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음식들의 사연은
그 스케일이 남다르다.
한 민족의 전통음식이었다가,
식민지의 비천한 음식으로 전락했다가,
지배자의 식탁에 일상적으로 오르는 음식이 된 여정 때문이다.
때로는 세련된 이국 취향이 반영된 미식으로,
때로는 원래부터 자국 음식이었다는 듯이.
저자는 피지배자의 전통음식이 지배자의 식탁으로 역으로 침투한 이 현상을
‘음식의 역제국주의’로 명명했다.
어떤 음식은 바로 옆 나라로 스며들었고
어떤 음식은 대양과 대륙을 넘어 이동했는데,
그 시기와 맥락이 다른 만큼 각국에서 받고 있는 취급도 다르다.
그 여섯 가지 음식의 여섯 가지 이야기를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