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CI Sep 11. 2020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
- 책 본문 중에서 -

여섯 가지 에스닉 푸드로 살펴본 음식 역제국주의 이야기

어쨌든 이런 맥락에서 사용되어온 역제국주의라는 말에서는

어쩐지 통쾌함이 느껴진다.


이성적으로 인지하는 사전적 정의와는

별개로 말이다.


톰과 제리처럼,

약자가 강자를 농락하는 모습이

연상된다고나 할까.


이는 물론

우리가 제국주의 침략의 희생양이었던

한반도에 살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같은 단어를 보면서도

제국주의의 장본인이었던 나라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겠다.

--- p.16~17


이들 마그레브 이웃 국가는

서로 사이도 나쁘고

쿠스쿠스 맛도 다르지만,

바로 이 쿠스쿠스 때문에

손을 맞잡은 적이 있다.


2019년 3월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모리타니 등 4개국이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에

쿠스쿠스 공동 등재를 신청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소식은 큰 관심을 모았는데,

2016년 알제리가 독단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을 추진하다

마그레브 내에서 ‘쿠스쿠스 종주국 전쟁’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알제리의 발표가 나온 직후

모로코가 반발했고,

튀니지 역시 “진짜 원조는 우리”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국가 간 갈등이 깊어졌다.

--- p.34


Сер。。。: 남의 것 훔쳐서 원래 자기들 것이라고 고집하는 러시아인들의 본성이 여기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크림반도, 보르시, 기타 등등.

d1m。。。: 너희들은 우크라이나에서 크림반도만으로도 모자라서 보르시까지 훔쳐갈 심산이구나.


이처럼 보르시에 크림반도 문제를 연결지어

‘도둑질’을 언급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을 말할 때

크림반도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큰 이슈다.


우크라이나 남단에서

흑해를 향해 튀어나온 이 반도는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치열한 영토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 p.84


Ⓒhungarikum

굴라시는

헝가리 최하층 계급인 목동들이

소를 팔러 다닐 때 먹던

비천한 음식이었다.


헝가리 귀족들은

원래 이런 음식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합스부르크 문화에 대한 저항의 표현으로

민족주의자 귀족들이 굴라시를

식탁에 올리기 시작한다.


민족주의 흐름 속에서

목동은 유목민에서 비롯된

마자르 본연의 모습으로,

그들이 먹던 굴라시는

오스트리아에 대항해 민족이 지켜나가야 할

식문화 자산이 된 것이다.

--- p.212


심지어 리스타펠은

2015년 네덜란드의 무형 문화유산에

등재되기에 이른다.


반면 정작 이 식문화가 탄생한 인도네시아에서는

식민 잔재라며 꺼린 탓에

거의 사라졌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나

간혹 볼 수 있다.


그 대신 리스타펠의 기원으로 일컬어지는

나시 파당은 건재하다.


시장에 가면

각종 전통 요리들이 수북하게 담긴

커다란 반찬통들을 내놓고

장사하는 가게들을 볼 수 있다.

--- p.262



물론 한국과 일본 사이에도

명란젓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2019년엔 일본의 한 유명 유튜버가

명란젓 퓨전 음식을 먹는 영상에서

“멘타이코는 일본 음식인데도 양식에 잘 어울린다”는 말을 했다가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인 이용자들은

“멘타이코의 원조는 한국 명란젓”이라며

댓글로 거세게 항의했다.


이 소식은 한국 미디어에 보도될 정도로

파장이 꽤 컸다.


하지만 일본에선

멘타이코가 한국 명란젓을 참고해서

일본식으로 재탄생한

일본 음식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 p.301


쿠스쿠스, 보르시, 커리, 굴라시, 사테, 명란젓

피지배자들의 식탁 위에서 지배자들의 식탁 위로,

무시와 배제의 음식에서 누구나 즐겨 먹는 음식으로 옮겨 간

여섯 가지 음식과 문화 이야기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

책 정보 더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 - 책 소개(7)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