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 본문 중에서
그런데 제국주의가 (명목상으로) 종식된 지
한참 지난 2000년,
세계 홍차 시장을 발칵 뒤집어놓은
대사건이 일어난다.
인도의 타타그룹이
영국 홍차 기업인 테틀리Tetley를 인수한 것.
테틀리는 차 시장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타타그룹 계열사인
타타 티Tata Tea(현 타타 글로벌 베버리지)는
테틀리를 품고
단숨에 세계 차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는 영국의 식민 통치하에서
홍차 때문에 가혹한 고통을 감내했던
인도 역사와 맞물려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테틀리는 1837년 설립된,
영국 홍차 문화를 대표하는
전통적인 브랜드 중 하나였으니
영국인들이 받은 충격이 오죽했을까
(한국으로 치면 종갓집 김치가
중국 기업에 넘어간 셈이다).
여파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그로부터 8년이 지난 뒤에도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이 인수를 다시금 다룬다.
인도 기업이 영국・미국 경제를
잠식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
한 사례로 언급된 것인데
(이 무렵 타타그룹은
미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포브스는 이를 가리켜
‘역제국주의reverse imperialism’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