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삶의 허무함이 찾아올 때가 있었다.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횟수가 잦아졌다.
묵직해지고 짙어졌다.
무엇을 하여도 "예전과 같은 두근거림이나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 있었다.
더 힘든 건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이 더 커져갈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발버둥을 치는 것마저 지겨워 포기할 때쯤,
무심코 틀어둔 TV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면, “오늘 하루를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얘기를 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느 한 노인이 있었다.
그녀는 구멍가게의 주인이었다.
그곳은 마을의 쉼터였고 식당이자 놀이터였다.
매일매일이 똑같은 권태로운 삶이었을 것이다.
원래가 그렇다.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장소나 사람이 된다는 건 그런 것이다.
반복된 노동과 권태,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 짙은 그림자가 되어 그것을 받쳐줘야 하는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
그다지 달라질 것 없는 일상.
꿈이나 이상 같은 것들은 좀 더 젊은 시절 많은 땀과 열정 등으로 성취해본 기억들.
수많은 취미, 경험, 인연, 이별, 권태 따위가 지나온 시간을 지고도는 삶.
나는 알고 있다.
삶은 해가 갈수록 더욱더 권태로워진다는 것을.
“오늘 하루도 무사히 눈뜨게 해 주어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를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순간 스쳐 지나간 TV 속 장면으로부터 시작된 나의 하루는
그날로부터 선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