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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때를 기다릴 뿐

by 움직임 여행자

예전에는 늘 무언가를 당장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멈추면 안 될 것 같았고, 잠깐이라도 쉬면 뒤처지는 기분이었다. 또, 극도의 P 성향답게 계획하거나 기다리는 걸 잘하지 못했다. 그래서 돌아보면, 매번 ‘지금 하고 싶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억지로 시간을 끌고 갔던 것 같다.


억지로 사람들과 친해지고, 억지로 사업을 확장하고, 억지로 성공하려 했던 시간들. 나를 무리하게 몰아붙이며 지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억지로 끌고 가지 않고, 그저 나의 때를 기다린다. 매일 운동 지도자로서의 삶에 집중하고, 글을 쓰는 일상을 즐기며, 클래스를 열고, 여행자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렇게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에게 맞는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 순간이 오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 일상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고 감사하니까.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꿈이 있다. 언젠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고, 완전한 자유인이 되어 내가 꿈꾸는 트레이닝을 마음껏 펼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며, 희망하는 마음으로 그 시간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 기다림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누군가 나를 대신 성공시켜주거나, 내 꿈을 대신 이루어줄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의지하는 순간, 오히려 스스로 한계를 긋게 되는 것 같다. 더 할 수 있음에도 ‘어차피 누가 해주겠지’라는 마음으로 멈춰버리게 되니까. 그래서 나는 의지하지 않는다.


누구도 내 일을 대신해줄 수 없다고 믿는다. 나의 일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렇게 다짐하며, 오늘도 내 걸음을 내딛는다.


오늘도 운동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쓴다. 특별한 것이 없어 보여도 매일같이 내 시간을 쌓아간다. 그리고 언젠가 내 때가 오기를 조급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기다림마저도 즐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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