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공간이 아닌 지도자 본인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공간은 언젠가 사라진다. 무의식중에 지금 운영하는 공간이 평생 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잘 되더라도, 운영하는 지도자가 성장하고 있다면 관점이 바뀌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 관점이 너무 멀어진 느낌이 들면, 머지않아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것은 나의 이야기다.
30살에 시작한 나의 공간은 계속해서 변해왔다. PT샵에서 시작해 필라테스를 더하고, 펑셔널한 움직임을 접목시켰다. 마지막에는 파워플레이트와 유산소 트레이닝까지 더했다. 그렇게 9년이 흘렀고, 30살에 시작한 나는 곧 40살이 된다.
10년 동안 나의 관점은 많이 변했다. 어쩌면 몇 년 뒤에는 이 공간을 더 이상 붙잡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매일 생각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그렇듯, 나와 동일시하던 ‘포유짐’도 언젠가는 멈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공간이 아닌 본질인, 지도자 자신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이미 스스로 어느 정도 성숙한 지도자라면, 그다음부터는 교육이나 세미나만으로는 성장하지 않는다.
그 성장은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에 대한 깊은 고민과, 새로운 경험에서 온다. 사실 철학이란 것도 거창하지 않다. 그저 나의 마음과 태도를 바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화가 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스스로 조절하려고 부단히 애쓴다.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또, 지도자로서 새로운 경험이란 무엇일까? 트레이너라면, 다른 운동을 배워보기를 추천한다. 보디빌딩만 바라보던 나는 처음 필라테스를 접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었다. 늘 강한 트레이닝과 단단함만을 추구하던 나에게 요가는 이완과 멈춤이라는 시선을 알려주었다.
발리에서 경험한 물속 명상 수업, 사운드 힐링 수업, 인사이드 플로우 수업들은 그저 움직임과 플로우에 집중하는 관점을 일깨워주었고.
지도자는 자신의 모든 경험을 수업 안에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철학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공간도, 자격증도, 세미나나 학위도 아니다. 나의 마음을 가꾸고, 나 자신을 건강하게 확장시키는 것.
그것이 가장 먼저이자,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