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같이 살아야 하지?

by 움직임 여행자

왜 똑같이 살아야 하지?


집값이 오르는 무서움을 경험하던 시절, 직접 살지는 않더라도 집이라는 것은 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청약을 넣었다. 집값이 많이 오를 거라는 곳이 전혀 아닌 북한이 보이는 곳에. 전쟁이 나거나 비상이 되면 옥상에 군인들이 올라오는 곳이다. 종종 거기 왜 넣었어? 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곳이지만 동네가 좋아 보여서 넣었다.


여튼 청약이 되고 최근에 대출과 집에 대한 일들을 처리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역시 나는 아파트가 맞지 않다는 것을.


좋으면서도 안 좋은 나의 기질인데, 남들이 좋아하는 것이라도 내가 이해가 안 되면 잘 하지 않는다. 아파트도 그렇다. 모두가 좋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생활을 해야만 하는 점이 별로 좋지 않다.


오히려 답답한 마음이 든다. 집에 가려고 게이트에 들어가 주차장으로 가야 하고, 다시 비밀번호를 치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이제 내 진짜 집 문을 열 수 있는 것도 싫었다. 집 가면서 진이 빠지는 느낌이 들 것만 같았다.


나는 공간의 힘을 믿는다. 집보다는 카페에서 글이 더 잘 써지듯이, 좋아하는 집에서 살아야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몇 년은 여행하며 더 많은 집들을 경험하고 살고 싶은 집에 살고 싶다.


치앙마이에서 일어나자마자 집 안에 있는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고 글 쓰는 일상이 좋았고, 이탈리아에서 일어나자마자 웅장한 산과 자연을 느낄 수 있었던 돌로미티도 좋았다.


나중에 어떤 집이 될지는 모르지만, 작은 정원이 있는 곳에 살고 싶다. 하늘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집에서 클래스도 운영하고 싶다.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는 삶을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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