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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Aug 19. 2019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에서,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에서 이 슬로건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리서치 차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를 방문했다.


https://www.google.com/maps/place/Kennedy+Space+Center+Visitor+Complex/@28.5251597,-80.686805,15z/data=!4m5!3m4!1s0x88e0ae33c4ca3189:0xc5222ada6e3a0580!8m2!3d28.5204416!4d-80.6819985


(글은 그냥 센터 방문 스케치입니다.)


처음에는 별 기대 안 했었는데 규모에 먼저 놀랐다. 

센터는 플로리다 동편의 섬? 에 있는데 해안을 건너며 보이던 지평선이 정말 엄청났다. 

이 큰 땅에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와 공군기지와 우주 관련 시설들이 모여있다니...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 들어가는 곳에 blue origin도 있더라. space x 발사대, 격납고도 이 섬의 동편 해안가에 있다. 

로켓 발사 일정들도 공지해주고 날짜에 맞게 방문하면 구경할 수 있게 해놨다.

디즈니월드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주차장 참 엄청나게 넓고.. 센터 부지도 넓디넓다. 


입장료는 버스투어를 포함한 성인 가격이 50달러를 넘었었다. 그런데 확실히 돈값은 한다. 로켓 가든에 로켓 모형들이 실크기로 비치되어있는 게 압도적이다. 


먼저 버스 투어를 했다.(보통 2~3시간 기다린다던데 일찍 가서 대기 없이 바로 탈 수 있었다.) 사파리처럼 기사분이 근처 부지들을 설명해주셨다. 버스 천장에 비치된 모니터들에선 구간에 맞게 안내 영상들이 나왔다. 영상들이 촌스럽지도 않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잘 만들었더라. NASA의 Vehicle Assembly Building와 Launch Control Center도 볼 수 있다. 이것들을 지나서 Saturn V를 볼 수 있는 건물에 내리게 된다. 


Saturn V는 당연히 압도적. 월석, 우주복들과 같은 달착륙에 관련된 모든 물건들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해놨다. 달착륙에 대한 영상도 하나 볼 수 있는데 스크린과 조형물들을 사용해 재미있게 연출했더라.(스포라 간단하게 설명하면 뭐가 위에서 내려오고 아래서 올라오고 그런다) 좀 유치해 보일 수 있는데 그 달착륙이라는.. 지구적 이벤트를 실감 나게 보여주려는 방식으론 나쁘지 않았다. 내레이션 성우분이 그 중저음의 영화 티저 내레이션 많이 하시는.. 분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보는 내내 진중하고 박진감이 있었다.. 요즘 말로 완전 국뽕 충만한 연출이다. 끝나니까 진짜 박수가 나오더라.. 이게 69년의 일이라니 참.. 


근데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미 국뽕 치사량이 간당간당한 것 같은데 한 방이 더 있었다. 그다음 간 곳은 Atlantis 전시관이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엄청 많이 기다리고 있길래 대체 뭐 얼마나 대단한 게 있으려나 싶었다. 처음엔 좌석도 없이 천장의 큰 스크린에서 아틀란티스 제작 비화 영상을 봤다. 배우들을 써서 드라마처럼 만들었는데 조금 오버하자면 배우들 연기나 연출이 넷플릭스 드라마 보는 것 같았다. 영상이 끝나고 상영관 같은 큰 룸에 들어갔는데 역시 이 곳도 좌석 없이 서서 영상을 보는 곳이었다. (다리 아파서 이게 뭐지 싶었다) 공간 전체를 스크린으로 써서 우주비행사 시선에서 우주왕복선의 이착륙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놨다. 그러니까 입장 전 봤던 아틀란티스 스토리에 이어지는 구조였던 거다. 스포라서 말하기 그런데 입장 전 영상의 마지막 대사나 입장 후 영상의 마지막 대사가 이어지더라. 거기서 그치지 않고 영상이 끝난 다음의 연출이..!! 어마어마했다. 개인적으로 디즈니월드에서 2시간 기다려 탄 아바타 어트랙션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의 탄성도 탄성이고 내 눈앞에 보이는 게 안 믿겨서 한참을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 동료들의 반응을 표현해보자면 '엥..? 어..? 헐??! ㅅㅂ???!!! ㅁㅊ!!!!!! ' 같았달까. 


미국 사람들 참 스펙터클 하게 콘텐츠를 잘 만드네 싶다. 이어지는 전시나 체험장치들도 디테일하게 잘 만들었다. 비행 콘솔을 구현해놓고 매뉴얼에 따라 ~를 동작해보라는 게임 같은 건.. 애들이 하라고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복잡해 보였지만 그 외의 체험 게임이나 구조물들은 우리도, 어른들도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만들어놨더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념품점을 지나야 출구가 나오게 되어있고.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구만)


돌아오는 길에 우린 모두 미국 뽕, 우주 뽕에 차올라있었다. 우리나라는 이런 이벤트가 뭐가 있을까 하고 질문을 던졌었는데 팀원들은 거북선, 장영실의 발명품들을 먼저 이야기했고 나는 한강의 기적... 같은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사례를 찾기 위해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갔다는 것에 대해 웃프게 생각했었다. 


국뽕 하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국뽕 짤 같은 게 생각났다. 스포츠 영웅들, 김치 같은 걸로 채워진 자조적인? 짤방. 재미있는 게 우리는 대부분이 개인의 성공신화, 영웅 서사 같은 뽕이 대부분인 것 같다. 스페이스센터에서 느꼈던 건 국가, 민족, 체제의 성공신화에 기반한 뽕이었다. 더군다나 이 넓은 대륙에서 개인의 영웅 서사는 얼마나 수두룩 빽빽이고 많던가. 아, 그래서 이 슬로건이 생각났다. 


'Make America Great Again'


트럼프 당선 후에 '백인 노동자 계급'이라는 키워드로 여러 분석이 나왔던걸 기억하실 거다. 정치공학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어렸을 적 우주에 발을 내딛던 '미국'을 미국인으로서 목도했다고 상상해보자. 그 사람들에게 저 슬로건은 얼마나 강렬했을까? 파괴적이었을까? 달 착륙 69년, 아틀란티스 최초 비행 85년. 물론 당연히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보여줬던 스펙터클함, 그 국가적 이벤트와 정서는 외부자적 시선으로 미뤄 판단하기엔 생각보다 더 거대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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