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평화로운 시간
수요편지/향기로운 덕
눈이 탐스럽게 내리던 날에 방문했던 제자의 집, 좋은 공간의 기운이 있어 그곳에 함께 했던 이들은 심신이 평안해짐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그 제자로부터 향이 좋은, 직접 만들었다는 도마를 선물 받았습니다. 오늘에서야 도마를 꺼내보니 편백나무 향이 온 집안에 퍼집니다. 디자인도 사방 모서리가 없이 등글어 사각도마의 평범을 벗어 났습니다.
그는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남다른 질문들을 품고 살아온 두 아이의 엄마이고 아내이고, 사회복지사입니다. 질문이 유달리 많은 그가 책을 읽고 리뷰를 써서 올리면 저는 유심히 읽고 또 읽게 됩니다. 지난 주 그가 발표한 노자중 덕에 관한 부분은 그러니 참으로 반가웠을 밖에요. 질문이 남았으나 읽어야 할 책과 과정이 남았으니 그는 그예 답을 찾아 갈 것입니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참고 있었던 거 더라구요.” 헤어질 무렵, 그가 했던 말입니다.
그의 그 말은 상담 중에도 내담자로부터 많이 듣게 되는 말이었기에 저로 하여금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분명한 건 참는 것은 헌신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다 언젠가는 조용한 폭발이 일어나 산을 무너뜨리게 되고 맙니다. 그러니 모쪼록 참지 말고 서로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그 대상을 응시하시길요.
일부일지라도 명절이 지나면 이혼상담이 늘어나는 건, 그 수고를 인정하지 못하고 살피지 않는, 그 수고를 인정해 줄 수 있는 멋진 남성을 그리워하는 여성들의 욕구입니다.
다산 정약용의 지혜는 역시 남달라 ‘모든 일은 안방의 부인들로부터 일어나니 유심히 살피라’고 이르고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남성들이 집안일에 능숙하지 못한 것은 집안일은 돕는 일이라는 즉,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기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어쩌다 일주일에 한 두 번 하는 가사를 늘 하는 것처럼 인식해 가사를 전적으로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설에 손님을 맞거나 손님이 되어 대가족이 모이면 남성분들은 여성들이 어떤 일을 몇 가지나 하는지 살펴보시지요. 그리고 마음으로부터 고마움을 무엇으로든 표현하시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설이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여성들이 해마다 끓여온 떡국을 끓이는 수고를 감내해 온 공이 아닌지요.
너무 오래되어 모든 것이 너무나 당연시 되는 것을 경계하고 여성과 남성, 서로가 서로의 수고를 기억해주고 공을 알아봐주는 인사를 건넬 수만 있어도 우리는 훨씬 평안하고 넉넉한 설을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편백향 나는 도마에 저는 제일먼저 어제 주문 해 놓은 재료로 약밥을 만들어 약밥을 썰게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약밥을 스스로를 살피면서도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할 줄 아는 그 친구, 향기로운 덕을 떠올리며, 이제 스스로를 좀 편하게 바라보아도 이미 충분한 그에게도 맛을보라 전해 주고 싶습니다.
모두 넉넉한 설,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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