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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ha Feb 10. 2017

루체른 리기산, 하이킹으로 즐기는 스위스 여행

스위스에는 저마다 개성과 매력을 가득 담고 있는 산들이 많다. 그중에 하나는 리기(Rigi) 산이다.

리기 산은 알프스의 숨겨진 명봉으로 ‘산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산이다. 인터라켄의 융프라우나 쉴트호른에 비해 규모가 작고 해발고도가 낮다. 리기산은 전망이 아름답고 산세가 부드러워 하이킹을 즐기기 좋다. 체력이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하이킹에 도전할 수 있다.

 

열차 타고 리기산에 오르다

탈 것을 통해 리기산 정산에 닿는 대표적인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이중 내가 택한 경로는 비츠나우에서 열차를 타고 리기산에 오르고 리기 칼트바트에서 곤돌라 리프트를 타고 베기스로 내려오는 코스다. 루체른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비츠나우(Vitznau-Rigi)로 이동했다. 유람선을 타고 약 50분 동안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면 어느덧 비츠나우에 도착한다.

비츠나우에서 빨간색 VRB 열차를 타고 리기 클룸(Rigi Kulm)으로 이동한다. 빨간색 VRB 열차는 1871년에 운행을 시작한 유럽 최초 등산 철도이다. 톱니 궤도식 철도로 6,975M의 거리를 운행한다고 한다. 톱니바퀴를 굴리며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등산 철도 안에서 편하게 리기산에 올랐다.

리기 클룸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면 믿을 수 없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뭉게구름 사이로 루체른 호수와 주변으로 솟아오른 산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말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풍경이다.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게 꿈만 같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감사함이 밀려온다. 천상이 이런 모습이겠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답다.

리기산 정상으로 이동하는 코스는 2개다. 그 길은 재치 있는 표지판이 안내해준다. 완만한 코스에는 어르신 그림이, 조금 경사진 코스는 젊은이 그림이 표시되어 있다. 가파르지만 보다 가까운 젊은이 코스로 출발한다.

산이 완만해서 어렵지 않게 정산으로 걸어갈 수 있다. 정상으로 이동하는 길에 소와 염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소 목에 걸린 방울 소리가 "딸랑딸랑" 경쾌하게 울린다. 

리기산 정상 전망대    

리기산 정상에서는 피어발트 슈테어 호수와 주변의 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스위스 알프스를 가로질러 스위스 마텔린트 지방의 13개 호수 및 독일, 프랑스까지 펼쳐진 가슴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 빅토르 위고, 음악가 멘델스존은 걸어서 리기산을 오르며 그 풍경 속에서 문학, 문화예술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에  스위스 전통 악기 알프혼 연주를 준비하고 있는 연주자들을 만났다. 알프혼은 깊고 낮은 소리의 긴 목제 피리이다. 이런 악기로 화음을 넣어 연주하는 모습이 신기해 한동안 연주를 감상했다.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누군가가 패러글라이딩을 타려고 준비 중이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하이킹

호텔 리기 쿨름의 테라스 아래부터 이어진 언덕을 내려가면 하이킹 코스 표지가 나온다. 리기 칼트바트까지는 도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한가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알프스의 고산 식물들도 만나게 된다. 야생화와 산 아래로 펼쳐진 목가적인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걷는다. 여유롭게 하이킹을 하며 내려오는 그 길에 알프스의 포근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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