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오지급 시골에 위치한 시설-차가 없다면 텅 빈 건물의 한 방을 사용해서 기숙사처럼 활용-이라 복지사들의 평균 수명이 8개월인 이곳 요양원. 필자 본인이야 가정을 이룬 사람으로 갑작스레 일을 그만두는 것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 서글플 때도 종종 있다고 말해둔다. 그런 상황 때문인지 윗사람들은 더욱 시설에서 오래 근무하도록 힘에 부치는 업무를 시키면서도 필요한 때 의외로 다독이며 어르고 달래듯 이곳 생활을 연명하게 한다. 물론 한계치가 있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살얼음 같은 이런 상황 속에서 새롭게 근무를 시작한 신입 복지사 연명 기간이 한 달 되고도 남을 시기, 작은 다툼을 겪게 된다. 평소에 참을 인(忍)을 마음에 새기고 온화한 성품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때론 정말 참을 수 없을 땐 마음에 활화산 같은 불이 차 오르는 필자이다. 그렇게 사건의 발단은 이미 시작되어 아래 직원인 후배는 '실용성'을 강조하며 굳이 사전 조사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으름장을 앞세웠다. 내 입장에선 그것이 반복된 업무일지라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은 한 번쯤 업무를 해보며 배우는 것이 좋을 수 있겠다는 의견을 재차 강조했다. 절대 라테라고는 할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다가 복지사 후배는 실실 웃다가 마치 미친 사람처럼 눈을 부릅뜬 모습을 보여 참고 있던 나의 마음을 용솟음치게 한 것이었다.
그때! 나타난 상사!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는 행태를 비평하며, 후배 동료의 예의 없음에 크게 목소리를 높인 것인 것뿐인데 이런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참고, 조절하며 차근차근 지시하라는 상사의 당부에 부아가 더 치밀어 올랐다. 결국 요새는 지시하는 사람이 참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란 것이 맞다. 경험과 경력이 있음에도 일부러 보란 듯 그러는 것인지 후배 복지사의 업무 대응력이 떨어지는 상황과 머뭇거림 등도 문제임을 파악한 나로서는 흥분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었음을 국장에게 전달하고 하소연하듯 넋두리로 마무리했다.
다행히 그 상황에서 큰소리로 이야기한 것, 그 상황에 대한 서로의 오해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슈는 일단락되었지만 비능동적이고, 업무지시에 '항상 들은 적 없다, 모르겠다'라는-이래서 녹취
기록이 필요하구나♡말로 일관한 것을 더욱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았다. 반면 자신에게 유익한 법률 상식이나 정보는 어떻게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기억하는지, 자신의 권리는 지키려만 하는 사람의 모습이 이렇구나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중간 관리자이자 선배로서 다른 이들을 통해 들려오는 후배 복지사의 불성실한 의사소통 등의 비난을 이해해 주고, 그 사람들에게 잘 챙겨주라는 말을 했던 것들이 약간 후회가 되기도 했다. 물론 조금 이기적일 수 있으나 상황이 이러한 급박한 경우까지 겪다 보니 처음의 감정과 상대에 대한 후한 평은 시간이 갈수록 사그라듬을 느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이 늘어만 갔다. 좋자고 대했던 것들이 깡그리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선임 복지사이자 관리자로서 자중하며 잘 버터야 하는 상황. 윗사람의 눈치, 아랫사람의 한 가지, 한 가지를 체크해야 하는 샌드위치와 같은 현재의 업무에 어떠한 방법으로 더 집중하는 것이 최선일까? 그래도 버티고 이겨내는 사람만이 자리에 적응하는 개척자가 될 것이란 신념으로 사회 복지사로서 체감하는 순간순간의 에피소들이 나를 일깨워 준다. 또한 이 또한 다 지나가 추억이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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