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요양원에서 가장 연장자셨던 107세 여자 어르신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다.
처음 뵈었을 때부터 말은 듣지 못하시고 인지가 없으신 분. 그저 식사를 받아 드시며 하루, 이틀 연명하는 분이라는 인수인계 사항을 접했다. 그나마 음악을 들려드리고, 혼잣말이라도 대화를 나눠 드리면 입을 크게 벌리시거나 고개를 끄덕여 주시며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웃어주시던 분이었다. 그저 식사를 잘 받아 드셔 주심에 감사했고, 대화 형식의 소통은 되지 않더라도 어르신이 전하는 나름의 의도를 파악하려 했던 6개월이란 짧은 만남이었다. 일단, 임종 전 4인 생활실 대신 영면 전 모시든 특별실로 어르신을 모셨다. 사실 특별실이라 해봤자 을씨년스럽고 쓸쓸한 장소로 기억된다.
고비를 한 번 넘긴 후, 그다음 날도 잘 넘어가시려나 하는 기대감, 생활실을 갈 때마다 그 특별실이란 방을 찾아가 "괜찮으실 겁니다. 기도드릴게요, 하나님을 믿으세요." 재단이 불교였으나 내 나름 종교적 색채까지 담아 연명을 기도드렸는데......
운명이란 역시 하늘의 뜻임을 확인했던 순간이었다. 무언가 말씀하시려는 듯, 이제 마지막이라는 것처럼 고개를 흔드시던 어르신. 그렇게 107년의 세월을 가족과 함께 마감하신 것 자체로 축복이 아닐지 싶었다. 가족 없이 쓸쓸히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은 요양원 생활. 그래도 어르신은 가족과 함께 호흡하시다 잠드셨으니 이보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마무리가 어디 있을까? 스스로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일이지만 생명을 보낸다는 건 눈시울과 마음을 붉히고 울적하게 하는 순간이다.
임종 전 퇴근 때까지 마지막 눈 맞춤, 다른 곳을 보고 계셔도 고개를 돌려 눈 맞춤을 해드리려 했다. 초점 없는 시선, 살짝 고인 눈물 자국. 잊지 못할 분을 또 한 번 보내드릴 수밖에 없는 노인 요양원 사회복지사의 일상. 그렇게 3년 전 하늘로 떠나신 어르신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어 본다.
'107년간 행복하셨고, 아름다운 삶을 사셨음을 저는 믿습니다. 우리 후세를 위해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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