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겡끼데스까? 2010년?

2010년 11월 29일의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 내리는 눈

by 웃는식

서울 남산 주변에 눈이 펄펄 내렸습니다. 저는 근무 중이고 일을 하다가 눈을 좀 쓸고 뿌옇게 흐린 하늘을 기지개를 켜며
바라보았습니다. 눈이 내리지만 유난히 춥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밤 11시가 넘어설 때였는데 이상하게도 추위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왜냐하니 눈을 쓸고 있어서 땀이 나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즐거운 기분으로 눈을 쓸어서일까요? 어렸을 땐 눈이 쌓이는 걸 즐겼는데, 이젠 집 주변 눈까지 청소를 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으니 왠지 마음이 씁쓸합니다. 물론 눈을 쓸어 쌓인 눈을 이용해 어린이 여러분들은 눈사람을 멋들어지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겠죠. 이전에는 연탄으로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치워 놓은 눈으로 쉽게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죠.



눈은 참 다양하게 '희로애락'을 느끼게 해주는 자연의 선물입니다. 운전자들에겐 눈 내리는 날이 곤욕이고-저를 포함-, 어린이들에겐 마냥 유년시절을 즐길 수 있는 신이 주신 선물로 다가올 뿐이죠. 물론 저도 그랬고, 눈밭을 밟노라면 그 수북수북 잠기는 신발과 눈 면이 마찰되는 사이, 사이의 소리가 왠지 경쾌하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뭐 낙엽을 밟거나 눈을 밟는 것은 좋아합니다. 단 미끄럼에 주의할 시기이죠. 눈을 쓸며 뿌연 하늘을 보며 내일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고달픔이 있지만, 또 날은 새고 하루는 지나가겠죠. 제 작은 바람이 있다면 눈 덮인 일본의 삿포로 혹은 호타루 지방에서 '러브레터'의 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의 중고시절과 성인 시절의 모습을 연출해서 찍어보고 싶은 바람입니다(이제 이었습니다가 되었죠). 물론 그것이 아니라면 한국적 정서를 담아 그러한 영화와 영상을 강원도를 배경으로 만드는 것도 멋질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물론 한국적인 내용이어야겠죠^^? 갑자기 다시 '러브레터'가 보고 싶습니다.

오겡끼데스까? 그 감동은 십 년이 지나도 귓가에 울리네요. (지금 이 글을 올리는 시점은 26년이 지나도......)



Ps. 2010년 삿포로를 동경하던 시절의 글. 지금도 생각하지만 그렇게 일본을 많이 가봤는데 왜? 삿포로에 가보질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부족했던 실행력. 중년이 된 지금 늦지 않았을까요?


#겨울#삿포로#오겡끼데스까#러브레터#오타루#여행#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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