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될까요? 유리상자
유리상자, 40대 혹은 30대 후반 음악 애호가라면 들어봤을 한국 대표 포크 그룹이다. 유리상자는 박승화, 이세준 두 명의 보컬로 구성되어 있다. 유리상자 이전 박승화는 독집 앨범을 발매하며 솔로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세준은 포항 다운타운 가를 주름잡던 통기타 무명 가수였으며 군대 제대 이후 솔로 데뷔를 준비 중이던 상황에서 박승화와 듀오 결성을 하게 된다. 그 당시 박승화는 솔로 앨범의 연이은 실패로 가요계를 떠나 다른 일에 종사할 계획을 세웠다고 하니 박승화, 이세준의 결합은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다. 필자 또한 대학 재학 시절 무명 가수였던 박승화를 직접 만나 인사까지는 아니었지만 대학 축제 무대의 공연을 관람한 기억이 있다. 아마 당시 동아기획 소속이었던 여행 스케치 팀과 함께 대학 축제를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 메인 가수였던 여행 스케치 팀과 포지션이 출연하기 전 오프닝 가수가 박승화였다. 자신의 소개를 하며 김현철을 비롯한 다수의 가수 코러스로 참여했다는 경력을 이야기한 후 본인의 솔로곡을 불렀던 것 같다. 어쩌면 유리상자가 결성되지 않았다면 이 기억도 아마 필자의 인생에 큰 의미? 아니 기억조차 할 수 없었던 한때의 순간으로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
든다.
다행히 박승화는 1997년 유리상자를 결성 '순애보'라는 곡으로 데뷔하며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게 된다. 90년대 후반은 발라드의 전성시대였다. 게다가 수와 진, 민들레 등 나르의 계보를 잇던 통기타 포그 장르의 음악도 사랑을 받았던 시기였다. 그 흐름을 타 유리상자가 결성되었고 잔잔한 발라드풍의 포크송에 더한 두 명의 색다른 음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인기를 구가한 것이 아닌가 평가된다.
'순애보' 이후 자칫 사그라들 수 있었던 팀의 인기를 꾸준히 가능하게 했던 곡은 '신부에게' 라 생각한다. 30년 가까이 된 요즘도 매주 유리상자 이 세준 님은 결혼식의 축가를 위해 이 곡을 자주 부른다고 하니 '신부에게'는 인류의 결혼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끝없는 인기 축가곡으로 계속될 것임을 추측해 본다. '신부에게' 이후 모두가 알다시피 공전의 히트를 쳤던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삽입된 '사랑해도 될까요'를 알 것이다. 당시 드라마 속 주연 배우였던 박신양이 직접 불렀던 '사랑해도 될까요' 필자 또한 그다음 날부터 그 노래를 조회해 보고 찾아 불렀던 기억이 얼핏 떠오른다. 이에 덩달아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앨범도 불티나게 판매되며 대한민국 대표 포크 듀오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을 한다. 정규 앨범과 싱글, 드라마 OST 활동과 DJ 활동으로도 여념 없는 두 멤버 박승화와 이세준. 필자 또한 이들의 노래를 즐겨 듣고 그중 가장 2집 '처음 주신 사랑'을 테이프가 늘 어질도록 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나름의 종교적 색채가 강했던 앨범이라는 생각에 더 애착이 가는 앨범이기도 했으며 대부분의 유리상자 인기곡들이 편안한 멜로디와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유리상자 단독 콘서트를 처음 찾았던 것은 2019년 봄이었다. 음반으로 듣는 것에 익숙해 있었지, 대학시절을 제외하고는 콘서트장을 찾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마침 기회가 생겨 좋아하던 유리상자의 일산 콘서트장을 찾았던 것이 유리상자와의 실질적 인연이라 생각된다. 2시간 꽉 찬 무대에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던 포크 듀오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았다. 더불어 입담이 그렇게 좋고 20년 이상의 케미로 이루어진 경력을 무시 못 하는구나 생각도 들었다. 콘서트 이후 음원을 통해 유리상자의 음악을 더 많이 찾아 듣고, 우연한 기회로 라디오 방송까지 듣게 되었다. 유리상자 공연에 더 애착을 갖고, 그들의 콘서트까지 찾아갈 수 있었던 시기는 네이버에서 진행되던 인터넷 라디오 플랫폼이었던 그때인가요 덕분이었다.
지역 인근에서 펼쳐진 유리상자의 미니 콘서트. 90분 공연을 신나게 감상하고 노래도 따라 부르며 즐겼던 시간에 더해 공연 후 유리상자 박승화, 이세준 님과의 만남. 절대 기억할 수 없었겠지만 박승화 님의 첫 만남에 대한 기억을 박승화 님과도 나눌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다. 또한 낯선 팬이지만 반갑게 맞아준 이 세준 님. 그 이후 뵐 때마다 친근한 미소로 안부를 물어주시거나 인사를 나눠주는 모습에 존경할 만한 분이라는 생각까지 더해졌다. 무언가를 즐기고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문화라는 분야. 그 안에 대중음악이 있고 좋아하는 장르, 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리상자. 21세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크 듀오의 명맥을 이어가며, 많은 세대를 아우르는 멋진 명곡을 계속 창작하길 응원한다. 이제 승화형, 세준 형으로 부르는 멋진 두 분!!! 또 다른 이야기를 다시 담는 그 언제까지 응원은 계속된다. 나만의 뮤지션이 아닌 모두의 음악인 유리상자!
#유리상자 #이세준 #박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