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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 Oct 01. 2021

조금 일찍 병원에 간 이유

4주 3일. 몸이 유난이다.

원래 예약했던 날은 다음 주 월요일 오후 5시다.


분만까지 가능한 큰 병원으로 알아보고 심사숙고해서

첫 초음파 겸 의사 선생님과 인사하자 예약했던 건데

오늘 토요일, 오전 11시에 급하게 동네 평점 좋은 산부인과로 부랴부랴 달려갔다.


어제부터 시작된 임신소양증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안 생기기도 하고 생겨도 임신 말기쯤 생긴다는데, 나는 아주 몸이 유난이다.

이제 5주 차에 접어드는 주제에 팔 접히는 부분부터 손가락까지 온몸이 붉게 올라와 가렵다.

이유는 아주 많다고 하는데 기초체온이 변하며 면역력이 약하면 몸이 못 받아들여 생기는 게 다수라고 한다.


그놈의 면역력.

평소에도 조금만 영양제를 쉬고 밤을 새우면 포진으로 고생을 하던 몸이라 납득은 갔다.

물론 납득과 인내는 다른 말이다.

한 군데도 아니고 팔다리 손가락 허벅지 등까지 온몸이 오돌토돌 붉게 올라오고 아플 정도로 가려워지니 미칠 지경이었다.

결국 새벽 3시에 가려워서 깨고는 허벅지에 아이스팩으로 냉찜질을 하며, 올리브영에서 바디 오일과 알로에겔을 주문했다. 그리고 병원 오픈하자마자 달려가리라 생각한 것이다.


짝꿍과 함께 도착한 병원은 분만은 하지 않지만 신식 건물에 친절하기로 유명한 선생님으로 평이 아주 좋은 곳이었다. 좀 이른 방문이었지만 초음파로 아주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아기집을 보여주시고, 주의해야 할 약이나 행동을 설명해주셨다. 다른 질문이 없냐 하시니 조심스레 소양증 얘길 꺼냈다.


팔의 붉은 자국을 보시더니 선생님이 이마를 탁 짚는다. 스테로이드제를 쓸 수 없어 결국 치료 방법이 없는 아주 골치 아픈 증상이라는 거다. 결국 보습 밖엔 방법이 없다고 한다.


잘 자리 잡았다는 아기집 모습에 희,

앞으로도 고생 심하게 할 소양증 소식에 비.


쉽게 가는 법이 없지 아무렴...


4주 차, 조그마한 아기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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