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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 Oct 01. 2021

이것도요? 저것도?

임신 4주 2일, 안 되는 게 너무 많다

술 안되고 담배 안되고 회 안되고 커피 안되고,

뭐 이 정도까지는 나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담배 빼곤 내가 다 좋아하는 것들이라 각오도 했다.


아니 그런데 이 정도일 줄이야.


해외 직구로 임신 전에 시켰던 차가 도착해서

카모마일 블렌딩 티를 우려서 한잔하는데

혹시? 하고 검색하니 자궁을 수축하는 작용을 한단다.

바로 싱크대에 버리면서 같이 산 페퍼민트 차를 검색했다.

자극적인 향이라서 안된단다.

우엉차는 찬 성질이라 안되고, 이 차는 저래서 안되고,

루이보스 티 말고는 다 안된단다.

식혜와 감과 파인애플과 수박과 참외도 안된다.

다 저마다 이유가 있다.

아이고 치사하다 다른 먹을 거 많거든?

콧방귀를 뀌고 말았는데 다음날 아침 또 다른 벽에 부딪쳤다.


3일 전 급하게 먹다가 입 속을 씹었는데,

그 상처가 구내염으로 번진 거다.

아니 설마 혹시? 싶어 검색해보니 구내염 약은 임산부가 전부 다 쓸 수 없다고 한다.

오라메디 아프타치 알보칠 아프니벤큐.. 다 스테로이드 제다.

 세상에 벌써 서럽네.


불과 4주 차에 느낀 이 서러움은 손톱만도 못하겠지.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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