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요? 저것도?
임신 4주 2일, 안 되는 게 너무 많다
술 안되고 담배 안되고 회 안되고 커피 안되고,
뭐 이 정도까지는 나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담배 빼곤 내가 다 좋아하는 것들이라 각오도 했다.
아니 그런데 이 정도일 줄이야.
해외 직구로 임신 전에 시켰던 차가 도착해서
카모마일 블렌딩 티를 우려서 한잔하는데
혹시? 하고 검색하니 자궁을 수축하는 작용을 한단다.
바로 싱크대에 버리면서 같이 산 페퍼민트 차를 검색했다.
자극적인 향이라서 안된단다.
우엉차는 찬 성질이라 안되고, 이 차는 저래서 안되고,
루이보스 티 말고는 다 안된단다.
식혜와 감과 파인애플과 수박과 참외도 안된다.
다 저마다 이유가 있다.
아이고 치사하다 다른 먹을 거 많거든?
콧방귀를 뀌고 말았는데 다음날 아침 또 다른 벽에 부딪쳤다.
3일 전 급하게 먹다가 입 속을 씹었는데,
그 상처가 구내염으로 번진 거다.
아니 설마 혹시? 싶어 검색해보니 구내염 약은 임산부가 전부 다 쓸 수 없다고 한다.
오라메디 아프타치 알보칠 아프니벤큐.. 다 스테로이드 제다.
세상에 벌써 서럽네.
불과 4주 차에 느낀 이 서러움은 손톱만도 못하겠지.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