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추석날 아침
처음에는 그저
오빠의 산책이 길어진다고 생각했다
아침 7시에 첫 번째 약을 복용한 이후
산책을 나갔는데
10시까지도 돌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는 중이었다
평소에도 궂은날에
오랜 시간 산책을 나간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는 사이
약을 복용해야 하는 시간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순간
오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했던가
무려 다섯 시간 가까이
온가족이 찾았지만
오빠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급기야 경찰에 실종신고까지 했고
순찰차가 막 집에 들어서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집 앞 야산 기슭에서
창백한 얼굴로
거의 탈진하다시피 한 오빠를 찾았다
평소 잘 다니지도 않던 산길로 가서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헤맨 모양이었다
말하자면 오빠는
링반데룽(Ringwanderung) 현상에
빠졌던 듯했다
산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한 지점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계속 맴도는
귀신에 홀린 듯한
그런 경험을 한 것이다
오빠의 얼굴에는
'드디어 고향에 왔다'는 듯
기쁨에 가득차 있었다
한가위라서 그런지
그런 와중에도
산에서 주운 알밤 두 개가
주머니 안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