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밥이 다 되면
밥솥이 '밥을 잘 저어주세요'라고 하거든
그때 밥 좀 저어주세요"
밥을 안쳐놓고
나가야겠다 싶어
오빠에게 밥을 부탁했다
"못 저을 걸"
스스로 예상하건대
불가능할 것 같다는 얘기였다
"왜?
그냥 저어주기만 하면 되는데...
안 저으면 밥이 떡처럼 돼"
"잊어버릴 것 같으니까"
밥을 안친 후
오빠한테 이런 부탁을 하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런 비슷한 상황에서
오빠는 정말 기대이상이었다
어느 날
밥을 저어달라고 부탁한 후
외출을 하고 집에 돌아왔더니
정말 깔끔하게
밥을 잘 저어뒀던 적이 있었다
"오빠, 어쩜 이렇게
깔끔하게 밥을 저었지?"
오빠는
아주 쉬웠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시멘트 모르타르 만들 때
삽으로 섞는 것처럼
요래요래 했지"
역시 오빠는
응용력도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