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빠에게
나름 부탁해 둔 게 있었다
"올여름
다 익은 참외 따기는
오빠 담당이야"
그 이후
때를 놓치지 않고
다 익은 참외 따는 일이
오빠의 하루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다
오늘도
집에 돌아와 보니
감나무 아래 벤치에
노란 참외 2개가 놓여 있었다
보란 듯이 말이다
오빠는
학창 시절
참외농사를 하는 친구집으로
서리를 하러 갔다고 했다
말하자면
참외밭주인의 아들을
공범으로 만들어
만일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발각'이라는 사태에
철저하게 대비했다는 것이다
어쩐지
오빠의 참외 따기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역시 그 실력이 녹슬지 않은
참외 서리 전문가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