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시간 먹는 하마야
나의 시간을
몽땅 먹는 하마"
나는 아침부터
오빠한테 앓는 소리를 했다
나는 주로 밤늦게 일하고
새벽녘에나 잠드는
올빼미형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는 반면
오빠는 초저녁부터 주무시기 시작해
새벽 서너 시면 일어난다
더 자려고 해도
온몸의 통증 때문에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빠는 나의 잔소리를 듣더니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몸이 안 움직이니까
양말 신고 바지 입는다고
낑낑대다 보면
시간이 하나도 안 남는 거지
하나도 안 썼는데..."
참 듣고 보면
슬픈 이야기다
오빠는
밥 먹고, 양치하고
양말 신고, 신발 신는
가벼운 일상생활에
시간을 대부분 쓸 수밖에 없다
시간을 낭비한 것도 아닌데
시간이 손 안의 모래알처럼
금세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는
나의 시간까지
모조리 쓰고 만다
시간 먹는 하마처럼
그래도
나의 시간을
먹고 또 먹어서라도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