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해마다 봄이면
나무 가지치기를 서두른다
정말 이렇게까지
잘라야 하나 싶을 정도로
그 어떤 자비도 없이
싹뚝 잘라 버린다
얼마전에는
그동안 키운 마리골드를
꽃이 피기도 전에
한아름 정리해 버렸다
그냥 있을 땐 몰라도
한번 했다 하면
살벌할 정도로
시원하게 정리하는 성격이다
"앞으로 우리집 정원은
오빠가 맡아서 관리하면 좋겠네"
내친 김에 오빠에게
막중한 업무를 맡겨야겠다 싶었다
오빠는 그렇게
어쩌다 보니
우리집 정원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