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19(월)
아내는 오후 다섯 시쯤 ‘많이 안아주기’의 실천 상황을 전해줬다.
“오늘 진짜 애들 많이 안아주고 있음”
정말 마음을 다해 열심히 안아주고 있는 듯했다.
“일단 많이 안아주니까 나도 마음이 좀 더 부드러워지네. 왠지 아이들도 더 많이 웃는 거 같고. 시윤이는 위기들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극한의 상황은 없었고”
사랑의 언어가 스킨십이 아닌 사람이 스킨십을 하려니 생각 이상으로 꽤 노력을 했을 거다. 시작은 그랬을지 몰라도 바로 좋은 효과(?)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아내는 나름대로 노력을 한다고 했는데 첫날부터 너무 열매가 없으면 맥이 빠졌을지도 모른다. ‘위기들이 있었지만’이라는 표현에서, 아내가 얼마나 애를 쓰고 있는지 느꼈다.
중간에 아내랑 통화했는데 아내 목소리가 달랐다. 늘 말하지만 힘든 건 언제나 힘들다. 그건 기본값이다. 힘든데 슬프기까지 한 건지 힘든데 기쁘기라도 한 건지의 차이가 나는 거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갔을 때, 사실 난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평소에도 내가 있으면 시윤이는 멀쩡하다(?). 아내랑 있을 때 보여주는 극한의 모습은 거의 못 본다.
“여보. 어때? 애들이 좀 다른 거 같아?”
“애들? 애들은 똑같은데. 평소에도 이랬어. 내가 왔을 때는”
“아, 그런가?”
“여보가 다르네”
“나? 그래?”
“어. 여보가 완전히 다르네”
안아준 건 아내인데 오히려 아내가 더 좋아진 느낌이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그랬다. 매일이 극한의 상황이었던 지난주와 대비되어 더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남편의 직감으로 느꼈다.
‘아, 아내가 오늘은 진짜 뭔가 좀 다르구나’
이런 게 바로 누구나 아는, 주는 사람에게 더 유익이 된다는 사랑의 원리가 아닐까 싶다.
아내가 시윤이를 씻기면서 물어봤다고 했다.
“시윤아. 시윤이는 오늘 뭐가 제일 좋고 행복했어?”
“엄마가 많이 안아주고 뽀뽀해 준 거여”
물론 받은 시윤이도 엄청 좋았나 보다.
아내는 조금 더 확신을 얻었다. 너무나 단순하고 많이 듣는 이야기지만 의외로 하지 못했던 ‘안아주고 뽀뽀하는’ 행위의 힘을 실감했다. 아직 하루라 당장 내일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아내도 나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 그래도 아내는 또 다짐했다. 내일도 최선을 다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