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얘들아 오늘 잘 살았지?

21.11.02(화)

by 어깨아빠

저녁에 모임이 있었다. 아내는 오후에 처치홈스쿨 모임이 있었고, 저녁 모임의 장소도 그 집이었다. 아내는 계속 거기 머물렀고 난 퇴근하고 바로 그 집으로 갔다. 일종의 회의였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끝내기 어려운 모임이었다. 저녁을 먹는 시간이라도 좀 단축하기 위해 아내에게 미리 이야기를 했다. 김밥이나 샌드위치 같은 간단한 걸로 저녁을 해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보라고.


김밥과 라볶이, 그리고 커피가 오늘의 저녁이었다. 소윤이와 시윤이는 노느라 정신이 없어서 톨게이트에서 스치며 인사하듯 인사를 건네고 돌아섰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이마와 머리카락의 경계가 촉촉이 젖은 게, 얼마나 열심히 놀았는지를 보여줬다. 서윤이만 오래 머물렀다. 오히려 집에서 만났을 때보다 더 오랫동안 안겨 있었다.


어른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놀았다. 계단이 많은 집이라 서윤이는 따로 둘 수가 없어서 아내와 내가 데리고 있었다. 다행히 얌전히 있긴 했지만 계단으로 가는 걸 막을 때마다 엄청 서럽게 울기는 했다. 그래도 대체로 아내와 내 주변에서 머물거나 아내 품에 안겨 있었다. 서윤이도 꽤 얌전한 편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간편 식사를 도입한 것이 무색하게 엄청 늦은 시간에 끝났다. 그 와중에 시윤이는 ‘너무 조금밖에 못 놀았다’면서 울고.


“시윤아. 지금 10시가 넘었어”

“10시면 얼마나 늦은 거에여?”

“평소에 너네가 8시 정도면 자니까 그것보다 2시간이나 더 많이 논 거야”

“그래여?”


집에 와서 애들 씻기고 눕혔더니 11시였다.


“오와. 말도 안 돼. 11시라니”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방에 들어가며 슬픈 목소리로 얘기했다. 어쩌면 애들이 아내를 재우러 들어가는 걸지도 몰랐다. 난 거실에 남긴 했지만 엄청 피곤했다. 계속 졸았다. 꾸역꾸역 버티다 자러 들어가려고 일어났는데 아내가 나왔다. 나와서 뭘 할 시간도 아니었고 그럴 의지도 없어 보였다.


아내와 함께 방에 들어가서 누웠다. 하루를 나눌 겨를도 없이 잠들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