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토와 함께

22.01.02(주일)

by 어깨아빠

소윤이와 시윤이는 나와 함께 교회에 가기로 했고 아내와 서윤이는 집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서윤이는 흰죽을 끓여서 먹였는데 그렇게 잘 먹지는 않았다. 몸 상태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시윤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나와 떨어져서 드려야 하는 예배에 마음이 심란해 보였다. 그래도 이제 좀 컸다고 안 가겠다고 떼를 쓰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 보였다. 소윤이는 아쉬워하는 동생의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하기는 했지만 약간 ‘이게 너와 나의 차이다’라는 마음도 느껴졌다. 충분히 이해한다.


시윤이는 의외로 시원하게 예배실로 들어갔다.


“시윤아, 잘 할 수 있지? 화이팅!”


시윤이는 씩씩하게 나와 손바닥을 마주치고 들어갔다. 소윤이는 기대를 한껏 안고 한 층 더 올라가서 나와 헤어졌다.


“소윤아, 예배 잘 드리고 와”

“아빠 안녕”


두 녀석을 보내고 나니 내가 홀몸(?)이라는 걸 깨달았다. 매번 앉던 맨 뒷자리가 아닌 목사님이 아주 잘 보이는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혼자인 만큼 자유롭게 집중하며 예배를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안타깝게도 마치 지난 주일에 부모님과 함께 예배드렸을 때처럼, 졸음이 쏟아졌다. 나도 반주할 때마다 단에 올라가 봐서 알지만 그렇게 잘 보일 수가 없다. 졸음을 쫓아내려 애를 쓰지만 맥없이 고개를 떨구는 나를, 목사님께서 부디 못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배를 마치고 아이들을 데리러 올라갔더니 소윤이가 먼저 내려와서 시윤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윤이는 들어갈 때처럼 씩씩하게 나왔다.


“시윤아. 누나 없으니까 누나 보고 싶었어?”


소윤이는 은근한 기대와 함께 시윤이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시윤이는 능청스럽게 딴청을 피우며 즉답을 피했다. 그렇게 좋다면서 누나 소중한 줄 모르고 맨날 깐족대기는. 누가 남자 동생 아니랄까 봐.


서윤이는 아침 먹은 걸 또 토했다고 했다. 상태는 비슷해 보였다. 뭔가 기운이 없어 보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축 늘어지는 것도 아니고. 소윤이와 시윤이는 고기를 구워 주고 서윤이는 끓인 물에 밥을 말아서 줬는데 역시나 서윤이는 잘 못 먹었다.


기온이 계속 영하라서 며칠째 세탁기를 못 돌렸다. 쌓여가는 빨래를 해결하기 위해 점심 먹고 집 앞 빨래방에 다녀왔다. 소윤이와 시윤이도 데리고 갔다. 소윤이와 시윤이는 잠시 동안의 외출에도 신이 나는 듯 잠시도 걷지 않고 계속 뛰어다녔다. 빨래방에 빨래를 넣어 놓고 서윤이가 먹을 만한 바나나와 요거트를 사러 갔다.


점심에 고기를 구워 먹은 잔해(각종 기름이 튀고 묻은 그릇)를 씻고 젖은 빨래도 건조기에 넣어 놓고 나가려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서윤이를 재우고 나온 아내는 자기가 하면 되는데 그냥 두지 그랬냐면서 건조기의 먼지망을 내 손에서 가지고 갔다.


축구를 하고 와서 바로 씻지 않고 일단 저녁을 먹었다. 저녁 먹고 나서 아이들을 씻겼다. 아내는 당연히 많이 지쳐 보였다. 땀 냄새가 폴폴 났지만 감히 먼저 씻겠다는 말은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아내가 아이들을 재우러 들어가고 나서야 옷을 벗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이미 많이 늦고 지친 시간이었지만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그 일을 마무리하고 하루를 마쳤다. 새해는 어제 시작되었지만 진정한 새해의 일상의 시작인 월요일은 내일부터다. 아이들을 재우기 전에 새해의 첫 월요일을 무사히 잘 보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몸이 안 좋은 서윤이도 얼른 낫게 해 달라는 기도도 했다.


끊임없는 토와 싸우느라 진이 빠지고 계속 긴장한 새해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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