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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깨아빠 Jul 13. 2023

이틀 연속 단독 근무

23.02.08(수)

오랜만에 아내와 아이들과 수요예배를 함께 드렸다. 예배를 드리고 점심도 함께 먹었다. 아내와 아이들은 처치홈스쿨 엄마 선생님들과 함께 도서관에 간다고 했다. 나와 K는 점심까지만 함께 먹고 오후에는 다시 업무를 진행했다. 나와 K가 떠나는 엄마와 자녀들을 배웅하고 교회에 남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내가 퇴근할 무렵에 돌아왔다. 오후의 끝자락 즈음에. 도서관에서도 나름 괜찮았다고 했다. 물론 힘들기는 했지만 마냥 힘들기만 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혼자 힘든 것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힘든 게 더 낫다는 게 아내의 지론이다(적어도 본인에게는. 항상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저녁에는 아내가 성경공부 모임에 가야 했다. 아내는 열심히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보. 나 오늘은 저녁 얼른 먹고 좀 일찍 갈게요. 가서 기도 좀 하게”

“그래, 알았어”


지나고 보니 아내가 평소보다 좀 일찍 나간 건지 모르겠다.


아내가 나가고 나서는 언제나 그렇듯, 본격적인 잘 준비를 할 시간이었다. 씻기, 옷 갈아입기, 정리하기, 수시로 불러대는 아빠의 심부름 하기 등등. 소윤이와 시윤이는 책도 읽어달라고 했다. 오늘 도서관에 가서 빌린 책이 있는데 그걸 꼭 읽고 싶다고 했다. 소윤이가 두 권, 시윤이가 한 권, 서윤이가 한 권을 빌려왔다.


“아빠. 이거 읽어주세여”

“이거? 너무 긴 거 아니야?”

“책은 두꺼운데 글씨는 별로 없어여”


동화책 치고는 꽤 묵직한 두께감이었다. 소윤이의 말을 듣고 대충 훑어보니 정말 글밥이 없어 보이기는 했다.


“알았어. 읽자”


내용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재미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다. 다만 너무 길었다. 아무리 글밥이 없다고 해도 두께를 무시한 건 큰 실책이었다. 글밥도 생각보다 많았다. 후반부에 가서는 조느라 자꾸 끊기고 책에 없는 글씨를 읽기도 했지만, 어쨌든 끝까지 다 읽기는 했다. 우노도 했다.


그러고 보니 이틀 연속으로 밤 육아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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